(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울산 한 요양병원에서 환자와 직원 등 15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됐다.
아직 확진 판정을 받지 않은 환자 중 1차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이 약 15명에 달해 확진자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방역 당국은 10층짜리 병원 건물 전체를 코호트(동일집단) 격리 조치하고, 감염 경로를 밝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울산시는 남구 A 요양병원의 환자 7명, 직원 3명, 간병팀 소속 요양보호사 2명, 퇴직 요양보호사 3명 등 15명이 지역 223∼237번 확진자가 됐다고 6일 발표했다.
시에 따르면 이들은 모두 전날 확진 판정을 받은 222번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파악됐다. 222번은 지난달 30일까지 A 요양병원에서 요양보호사로 근무하다가 퇴직했다.
해당 병원은 요양보호사 인력을 직영으로 채용해 운영하다가 이달 1일부터 외주업체 위탁으로 전환, 지난달 말 요양보호사 18명이 퇴직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병원 내 감염 확산 시작점이 222번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222번이 감염된 경로가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그 역시 병원에서 감염되는 등 다양한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222번은 지난달 18일 요양병원 등 고위험 시설 종사자를 대상으로 이뤄진 일제 진단 검사에서는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후 이달 2일 기침, 가래, 근육통 등 초기 증상을 느껴 진단 검사를 받은 결과 5일 확진 판정됐다.
이날 추가 확진된 15명은 모두 여성이다. 남구에 10명이, 중구에 5명이 거주한다. 환자 7명은 70∼90대로 고령이다. 직원과 요양보호사는 20∼60대에 걸쳐 연령대가 다양하다.
의사소통이 어려운 치매 환자 등도 포함돼 있지만, 확진자들은 경미한 열이 있는 정도거나 아예 증상이 없는 정도로 건강 상태가 양호하다고 시는 설명했다.
해당 병원은 병문안할 때 환자와 가족이 천막으로 분리된 공간에서 얼굴을 보는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환자 병문안으로 인한 추가 감염 우려는 적다고 시는 덧붙였다.
앞서 시는 병원 환자와 직원 등 341명을 대상으로 진단 검사를 했다. 결과가 나온 200명 중 15명이 양성, 185명이 음성 판정을 받았다.
나머지 환자 141명에 대한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중인데, 이 가운데 1차 검사에서 15명가량이 양성 판정을 받아 확진자 규모는 배 이상 늘어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시는 지난 5일 오후 7시 지하 1층∼지상 10층짜리 병원 건물 전체를 코호트 격리 조치했다. 질병관리청 역학조사관 2명이 긴급 파견돼 위험도 평가 등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시는 중앙사고수습본부에 의료진 파견을 요청했다. 아울러 지역 전 요양병원에 공문을 보내 요양보호사와 출입자 관리를 철저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확진자들은 모두 울산대학교병원 음압병실에 입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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