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대전을지대병원 노사간 갈등이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불씨가 최근 완공된 의정부을지대병원으로까지 옮겨 붙는 모습이다.
5일 대전을지대병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노사는 여전히 직원 처우 개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의 문제를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사는 지난 6월부터 수차례 협상을 진행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결국 노조는 지난 10월8일 3년 만에 파업을 단행했다.
노조는 코로나19 등의 상황을 고려해 하루만에 파업을 접고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았지만 여전히 협상 타결은 요원한 실정이다.
노조는 지난 2017년과 2018년 합의사항인 ▲2022년까지 동급 사립대병원과 임금격차 해소 ▲2020년까지 정규직 90% 이상 유지 및 상시‧지속 업무의 정규직화와와 2019년 합의한 임금체계 개편 및 육아휴직비 지급 등의 사항이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병원 측은 "코로나19라는 어려운 상황임에도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병원 관계자는 “노조는 최근 교섭에서까지도 10.6%에 달하는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다”며 “지난 4년간 매년 8~12%가량 큰 폭의 인상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관련해서도 “대전을지대병원 정규직 비율은 88.4%로 전국 상위권이자 종합병원 평균을 훨씬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노조는 대전을지대병원 상황이 열악해진 이유는 대전을지대병원에서 발생한 수익이 의정부을지대병원 건립 등에 사용됐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결국 보건의료노조는 지난 11월 2일 의정부을지대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을지재단을 상대로 투쟁을 선포했다.
나순자 위원장은 “대전을지대병원의 작년 수익이 전국 6위임에도 수익 대부분을 고유목적사업금으로 적립하면서 병원을 적자로 만들었다”며 “대전을지대병원의 저임금, 적은 인력, 비정규직을 통해 벌어들인 돈으로 의정부 을지대병원을 짓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병원 측은 노조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병원 관계자는 “고유목적사업 준비금은 대전을지대병원 암센터 건립, 간호 기숙사 구입, 직원 주차타워 건립 외에도 다빈치 수술로봇과 MRI 장비 등의 구입에 사용됐다”며 “아직 개원도 하지 않은 의정부을지대병원에서 기자회견 등을 진행하는 것 자체가 폭력”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