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명칭 변경 또 추진…치매학회 '부정적'
"병명이 근본적으로 중요한게 아니고 병에 대한 인식 개선 더 중요"
2022.11.14 16:50 댓글쓰기

잊을 만 하면 등장하는 정치권의 치매 명칭 변경 추진에 대한치매학회(이사장 양동원)가 난색을 표했다. "병에 대한 인식 개선이 중요하지, 명칭을 개선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달 초 김윤덕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치매를 '신경인지장애'로 변경하는 치매관리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지난해에는 이종성 의원(국민의힘)이 '인지흐림증', 그리고 김두관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인지저하증'으로 바꾸려 시도했으며 문재인 前 대통령도 치매 명칭 변경 필요성을 제기했다. 


지난 2011년 성윤환 前 의원의 개정안 발의 이래 꾸준히 비슷한 시도가 이어져온 셈이다. 모두 치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 조기 발견·치료를 도모해야 한다는 명목이다. 


12일 대한치매학회 추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양동원 이사장을 비롯한 임원진은 이에 대해 여전히 "명칭 변경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박기형 치매학회 기획이사는 "알츠하이머 국제 컨퍼런스(AAIC)에서도 환자단체와 함께 명칭 변경 논의가 이뤄진 적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처럼 학계와 환자단체에서부터 의견을 교류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국회에서 선제적으로 추진되는 실정"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법안으로 병명을 성급히 바꿔버리기 전에 명칭에 대한 인식도 조사를 시작으로 사회적인 합의를 마련하는 게 우선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앞서 진행된 국민 인식도 조사에서도 치매 이름을 바꿔야 한다는 여론은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관측됐다. 


지난 2014년 중앙치매센터가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명칭 변경에 대해 전문가의 절반은 찬성했지만, 일반 시민은 동의하는 응답이 절반도 되지 않았다. 


또 7년 만에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인식조사를 시행한 결과, 국민 43.8%가 치매라는 용어에 '거부감이 든다'고 답했지만 용어 변경에 대해서는 '유지·변경 모두 상관없다'는 응답이 45%로 가장 많았다.  


치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고자 그 방안으로 명칭 변경이 계속해 거론되고 있지만, 병명은 근본적으로 중요한 게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송홍기 치매학회 회장은 "과거 비하하는 단어였던 '노망'은 이제 거의 안 쓰이고 치매로 불리고 있기도 하다"면서도 "간질을 뇌전증으로 바꿨다고 해서 뇌전증 환자에 대한 인식이 좋아졌을까. 낙인과 편견은 이전과 차이가 없지 않냐"고 꼬집었다.  


양동원 치매학회 이사장도 "국민 인식조사에서 압도적인 필요성이 보이지 않아서 명칭 변경 논의가 수그러들 줄 알았다"며 "인식조사와 함께 학회에 의견을 물어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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