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누적적자가 1440억에 달하는 서울백병원의 ‘구원투수’로 등판, 관심이 집중됐던 오상훈 병원장이 취임한지 1년. 근래 경영정상화를 위한 행보가 적극 이뤄지는 모습이다.
4일 병원계에 따르면 서울백병원은 최근 2개월 간에 걸친 CT 검사실의 리모델링을 마쳤다.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통해 검사자 동선을 줄이고, 환자 대기공간과 탈의실 등 환자 편의시설도 늘렸다.
리모델링을 마친 CT검사실에는 신장비도 들였다. 캐논의 최신 CT기기 '애퀼리언 원 프리즘(Aquilion ONE PRISM)' 모델을 도입했다. 이 기기는 기존 대비 20% 낮은 선량, 3~4배 빠른 속도로 영상을 구현할 수 있다.
병원 안팎으로는 모금 활동도 부지런히 진행되고 있다.
앞서 지난해 11월 8일 취임한 오 원장은 서울백병원 경영정상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며 ‘10-10-10 운동’을 시작했다. 10% 더 열심히 일하고, 10% 절약하고, 서울백병원 발전기금 10억원을 모금하자는 캠페인이다.
지난 2016년부터 이어진 서울백병원 발전기금은 오 원장이 취임한 이후 크게 늘어 2020년 10월 현재 5억원을 넘어섰다. 오 원장은 최근 자비로 2000만원의 발전기금을 기탁했다.
병원은 또 수련체계도 안정적으로 이어갈 계획이다. 앞서 서울백병원 소속 전공의들은 성명서를 통해 "이사회가 2020년부터 레지던트 1년차를 선발하지 않고 수련병원 지위를 포기한다고 통보했다"고 반발했다.
이후 논란이 일자 병원은 오는 2023년부터 레지던트 없이 인턴들이 1년만 수련 받는 '인턴수련병원'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최근 서울백병원은 내부적으로 인턴·레지던트 수련교육을 모두 유지하는 쪽으로 방침을 정했다.
서울백병원 관계자는 “2023년에도 레지던트 정원을 모집한다”며 “현재 모집이 계획된 진료과는 내과와 정형외과”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향후 원활한 수련을 위해 지금은 경영 정상화에 매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물론 일련의 자구 노력 뒤에는 아픔도 있었다. 올해 상반기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의료기관들은 의료수익에 타격을 입었고 서울백병원도 예외는 아니었다. 특히 지난 3월에는 입원환자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병동일부와 응급실을 폐쇄하기도 했다.
누적적자와 코로나19 확산이라는 이중고 속에서 병원은 일부 진료과와 부서를 개편하고 직원 수도 줄였다.
오 원장은 최근 원내 소식지를 통해 “희생과 고통이 따르는 인원 감축을 하며 병원 체질을 개선하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오 원장은 그러면서도 “최근에는 단기적이긴 하지만 실적이 개선되는 등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백병원 오형제의 맏형인 서울백병원이 완전한 경영 정상화에 성공할지 의료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