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데일리메디 박근빈 기자] 외과 전공의 수련 기간이 내년부터 4년에서 3년으로 줄어든다. 대한외과학회는 이미 수년 전부터 3년제 교육체계를 고민했기 때문에 도입 자체는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정부의 지원책이 절실하다는 하소연이 터져 나왔다. 원가에 못 미치는 저수가때문에 외과의사들의 모금액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드는 등 열악한 상황이라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1일 외과학회는 그랜드힐튼서울호텔에서 열린 70차 국제학술대회(ACKSS 2018)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이 같은 상황을 토로했다.
대한외과학회 임원진[사진]은 한 목소리로 “지난 2009년부터 교육위원회를 신설하고 전공의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고민을 했다. 때문에 전공의 3년제 전환에 있어서는 자신있다. 요즘은 영역이 세분화된 상태로 3년 과정이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기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역량 중심의 교육이 관건이라는 진단이다. 전공의가 의료현장에 투입돼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게끔 분야별 프로그램을 잘 갖추는 것이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병의원급에서 이뤄지는 수술은 대부분 저난이도 수술이고, 상급종합병원에서 시행되는 수술은 고난이도 중증질환에 대한 수술이 많은 범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수술에 대한 수요를 근거로 3년간 각각의 분야에서 실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함과 동시에 입원전담전문의 역할에 대한 프로그램을 늘려가겠다는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책임지도전문의 역할론 강화···지원체계 부족
수련과정이 3년제로 전환되면서 외과학회 측은 책임지도전문의 역할이 지금보다 강화될 것으로 판단했다. 책임지도전문의는 각 수련병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전공의 운영책임자다. 그러나 이를 유지하기가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음을 토로했다.
이날 외과학회 서경석 이사장(서울대암병원장)은 “책임지도전문의는 환자를 수술하고 외래를 보는 시간 대신 전공의 교육을 담당해야 한다. 적절한 보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운영 자체가 힘들다”고 밝혔다.
이어 “학회 자체적으로 이러닝 시스템 등 교육 프로그램을 만드는데도 지원이 없다보니 십시일반 외과의사들이 모금을 통해 진행됐다. 모금액은 전공의 수련환경을 개선하는데 대부분 투입한 상태”라고 언급했다.
근본적으로 저수가 문제를 탈피해야 한다는 진단도 있었다.
외과학회 김동헌 회장(부산보훈병원장)은 “학회에서는 연구 세션에 힘을 기울여야 하는 것이 맞는 것인데 수가 문제를 거론하는 것이 불편한 심정이다. 하지만 원가에 못 미치는 현행 체계 내에서는 비인기과인 외과의 생존이 두렵고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학회 차원에서 합리적인 체계를 갖춘다고 해도 수가체계 등 정책이 바뀌지 않는다면 젊은 외과의들이 설 곳이 없다는 것이다. 무작정 희생을 강요하는 것도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대한외과학회 노성훈 차기회장(연세암병원장)은 “약 10년 전부터 오송과 송도에 위치한 외과술기교육센터에서 실습을 진행하고 있다. 각 대학 의국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 외과를 살리기 위한 투자는 많은데 정부는 이에 대한 부분을 전혀 감안하고 있지 않다”고 질타했다.
현재 정부의 질 평가는 수가차등화와 환자경험평가가 관건이 되고 있는데, 실제로 외과학회가 이를 위해 어떤 투자와 노력을 하고 있는지를 반영한 수가체계가 형성돼야 한다는 것이다.
외과학회 윤동섭 차기이사장(강남세브란스병원장) 역시 “외과의 미래를 위해 정말로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전공의 한 명, 한 명을 관리하는데 부담이 되고 있다. 책임지도전문의 인센티브를 포함 다양한 영역에서의 정부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박근빈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