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한 의약품 6만여건 비대면진료 '불법 처방'
복지부, 14개월간 4만6650명 적발…인재근 의원 "관리·감독 강화"
2023.07.28 12:07 댓글쓰기

A의료기관은 비대면 처방이 금지된 마약류인 푸리민정(펜터민염산염)) 180정을 2022년 8월, 9월, 10월 총 세 차례에 걸쳐 비대면으로 처방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비대면 처방을 금지한 마약류·오남용 우려 의약품 등 특정의약품(처방 제한 의약품)이 광범위하게 불법 처방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인재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28일 밝혔다.


복지부는 지난 2020년 2월 24일부터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한시적으로 비대면 진료를 허용했다. 


이후 일부 비대면 진료 플랫폼 어플리케이션에 성기능 개선제, 다이어트약 등의 쉬운 처방이 가능하다는 광고가 진행되는 등 비대면 진료가 원래 취지에 맞게 운영되지 않는 문제가 발견됐다. 


이에 복지부는 2021년 11월 2일부터 비대면 진료를 통한 마약류·오남용 우려 의약품 등 특정의약품의 처방을 제한하는 조치를 실시했다.


하지만 복지부 제출 자료 분석 결과 2021년 11월 2일부터 2022년 12월 31일까지 약 14개월간 4만6650명의 수진자에게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는 ‘처방 제한 의약품’이 처방됐다.


처방건수는 5만8495건에 달했다. ‘처방 제한 의약품’ 처방건수의 약 5%인 2993건은 19세 미만에게 처방된 것으로 집계됐다.


비대면 처방이 이뤄진 ‘처방 제한 의약품’ 종류를 살펴보면 정신신경용제인 다이아제팜(diazepam, 28.0%)이 가장 많았고, 정신신경용제 알프라졸람(alprazolam, 16.8%), 최면진정제 졸피뎀 타르트레이트(zolpidem tartrate, 12.6%)가 뒤를 이었다.


‘처방 제한 의약품’이 무분별하게 처방됐지만 실제 보건당국이 사례를 적발해 벌금을 부과한 사례는 단 1건(2023년 3월)에 그쳤다. 


복지부는 의료기관이 ‘처방 제한 의약품’을 처방한 사실이 확인되는 경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전산 및 심사자 조정 등을 통해 건강보험 급여를 전액 삭감했다는 입장이다.


인재근 의원은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는 의약품이 너무 쉽게 처방됐다”면서 “자료를 통해 확인된 사례는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는 ‘처방 제한 의약품’에 한정된 것일 뿐으로 비급여 마약류, 비급여 오남용 우려 의약품의 처방 실태는 확인할 수 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복지부가 비대면 처방의 관리·감독에 대해 손을 놓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난 셈”이라며 “비대면 처방에서 나타난 문제의 원인과 배경을 철저히 분석해 제도 설계에 반영하고 같은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강화된 관리·감독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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