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 여성의사
3명 중
1명이 남성의사나 환자로부터 성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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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이 한국여자의사회에서 확보한 ‘2019년 의료계 성평등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의사 747명 중 264명(35.3%)이 “의료기관 재직 중 성희롱·성폭력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이번 설문조사는 한국여자의사회가 지난해 남녀 의사 117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직함별로 보면 전공의 비율이 72.4%로 가장 높았고 교수 15%, 봉직의 6.8%가 그 뒤를 따랐다.
반면 성희롱·성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한 남성의사는 7명(1.7%)에 불과했다.
성희롱·성폭력을 경험했다고 밝힌 264명이 기술한 바에 따르면 회식 뿐 아니라 업무 중에도 본인 의사에 반하는 신체접촉이 있었고, 술자리에서 남성 교수 옆에서 술 시중을 요구받은 적도 있다고 밝혔다.
또한, 환자가 외모 및 몸매에 대한 평가와 품평뿐만 아니라 엉덩이를 움켜지는 등의 환자로부터 성희롱도 발생했다는 경험도 있었다.
임상강사가 되는 조건으로 교제를 요구받거나 룸살롱에서 열린 술자리 참석할 것을 강요받기도 했다. 외모 및 몸매 평가, 성적인 농담을 받았다는 경험도 빈번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의사 사회가 ‘인턴-레지던트-임상강사-교수’로 이뤄진 수직 구조를 이루고 있어 성희롱·성폭력을 당해도 공론화하는 게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가해자 징계도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다는 데 있다.
실제로 여성의사 A씨는 “인턴 동기가 회식 자리에서 교수로부터 성추행을 당했으나 원내에서 회자되면 레지던트 선발에 악영향을 끼칠까 봐 문제를 공론화하지 못했다”라고 답했다.
신현영 의원이 복지부를 통해 입수한 '수련환경평가위원회 회의록'을 분석해본 결과, 전공의 수련환경평가위원회(수평위)에 최근 5년간 접수된 성폭력 피해건수도 7건에 불과했다.
수평위도 병원 쪽 대응이 적절했는지 여부만 점검할 뿐이지 사건 조사나 컨설팅 등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 등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신 의원은 “의료계 성폭력 문제는 낙인효과에 대한 두려움으로 피해자가 신고조차 못하고 은폐되는 사례가 상당수”라며 “성폭력 예방 및 해결을 위한 전담조직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수평위 위원 12명 가운데 여성이 단 2명(16%)뿐이고 성평등 전문가가 없는 구조”라며 “특정 성별이 위원 수의 60%를 초과하지 않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