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진료현장 복귀를 선언하면서 대학병원 단위로 예정돼 있었던 교수들의 파업도 일단락되는 모습이다.
지난 8월 26일 의료계 2차 총파업 당시 전공의 및 전임의들을 대상으로 업무개시명령이 내려지자 당시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를 비롯한 대학병원 교수들은 학생 보호를 위해 파업을 지지하는 성명서를 연달아 발표했다.
이와 함께 서울대병원과 서울성모병원 외과, 계명대 동산병원 내과 등에서는 교수들도 총파업 동참 결정을 내렸다. 응급 및 입원환자를 제외한 외래 진료 중단 방침을 발표한 것이다.
당시 서울성모병원 외과 교수진은 성명서를 통해 "외과 전공의 4명에 대한 업무개시명령에 항의하고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의료정책의 전면 재논의를 주장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지난 7일 오전에는 모든 교수들이 진료 현장에 복귀했다. 단체행동을 예고했던 서울대병원 교수들은 기존대로 진료에 임했고, 병원은 수술 일정을 절반 정도 축소한 상태로 환자를 받았다.
서울성모병원 측은 "외과 교수들은 모두 출근했고, 응급환자를 보기 위해 외래 진료도 실시 중"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지난주 범의료계 4대악 저지투쟁 특별위원회가 설립되고 협의안이 마련된 후 파업 사태가 일단락될 것은 어느 정도 예측 가능했다.
이후 의협은 국회 및 보건복지부와 합의문 서명을 마쳤으나 대전협 비대위에서 절차상 문제를 제기하며 의료계는 다시 혼란에 휩싸였다.
주말에는 상황이 더욱 긴박하게 흘러갔다. 지난 6일 오전 비대위는 밤샘회의를 통해 병원 복귀 결정 방침을 밝혔다. 단체행동을 잠정적으로 유보하고 집단행동 수준을 1단계(전공의 복귀, 의대생 국시응시∙동맹휴학 취소∙1인 시위 유지)로 낮춘다는 결정이었다.
그러나 한나절도 채 지나지 않아 비대위는 다시금 복귀 시점을 연기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의회(의대협) 비대위에서 국가시험 거부 유지안을 만장일치로 가결한데다 대전협 비대위 내에서도 파업을 유지해야 한다는 강경파의 목소리가 높았기 때문이다.
사실상 교수들의 파업 동참을 통한 힘 실어주기 보다는 전공의 단체 내부에서 명확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국면이 된 것이다.
이에 7일 오전부터 대부분의 교수들이 일단 진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파업 동참을 철회하고 환자 진료를 계속한 것으로 보인다.
내과 교수진이 파업 결정을 발표했던 계명대 동산병원도 "교수들과 전임의들이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들을 대신해 진료를 보고 있다. 외래가 중단된 곳은 없다"고 밝혔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권성택 회장은 "어떤 결론이 나오든 전공의를 지지하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권 회장은 "당장의 진료 정상화는 쉽지 않지만 현장에서 환자를 돌보고 있다"며 "지난주와 같이 이번 한 주도 순탄치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공의들 결정을 전적으로 존중하며 상황이 나아지기를 바랄 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