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전공의 파업까지···업무량 과부하 병원들
확진자도 증가 의료진 번아웃 사례 늘어, 적정성 평가 등 부담 급증
2020.08.26 12:35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최근 전공의 파업과 코로나19 확산세에 맞물려 과중한 업무를 호소하는 의료기관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하반기로 미뤄지거나 신규로 추가된 적정성 평가에 대한 부담이 커지는 모습이다.
 
26일 기준 전공의 집단 파업이 6일째를 맞이하고 있으며, 지난 24일부터는 전임의들도 순차적으로 파업에 참여하는 중이다. 대학병원들은 수술을 취소하고 진료 예약을 줄여 나가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26일 오전 8시를 기해 수도권 수련병원 전공의 및 전임의들의 업무개시명령을 내렸다"고 밝혔지만, 대한의사협회는 "실제 행정처분이 발생하면 무기한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며 맞서는 중이다.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추세도 문제다. 최근 일주일간 일 수도권 확진자가 200~300명대로 크게 늘었다.

수도권 소재 A종합병원 관계자는 “병원 내 의료진이 과와 관계없이 선별진료소와 확진자 치료 등 코로나19 대처 업무와 기존 업무를 병행하는 상황”이라며 “최근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고 있어 걱정이 크다”고 우려했다.

현장에서는 '번아웃(소진)'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와 경기도 공공보건의료지원단이 최근 시행한 제2차 경기도 코로나19 치료인력 인식조사에 따르면, 절반에 가까운 방역 및 치료 담당 인력이 5개월 이상 코로나19 업무를 지속하고 있으며 이들 중 30% 이상이 번아웃을 구성하는 3대 요소인 '감정적 고갈', '냉소', '효능감 저하' 모두 기준값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적정성 평가 등 행정업무 담당 인력도 피로 누적

병원에 남아 있는 교수와 간호사들이 진료 공백을 메우고 있는 가운데 행정 업무에 대한 부담도 있다. 올 상반기에 연기됐던 적정성 평가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병원 내 환자안전 담당 관리 직원들은 오는 10월에 신규로 추가되는 수혈 적정성 평가를 비롯해 수술의 예방적 항생제 평가, 급성기뇌졸중 평가, 신생아중환자실 평가, 혈액투석 평가, 관상동맥우회술 평가, 요양병원 평가 등을 준비 중이다.
 
B대학병원 관계자는 “평가 준비 자체는 예년과 다를 것은 없지만 전공의 파업 등으로 전반적인 업무량이 증가해 부담스럽다”며 “새로 도입되는 적정성 평가의 경우에도 온라인 설명회에 의존해야 해서 이해가 어려운 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기관의 의료 질 적정성 평가를 시행하고 있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올해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수혈과 혈액투석, 급성기뇌졸중 적정성평가 설명회를 온라인으로 진행한 바 있다.
 
C병원 관계자는 “본격적인 평가 기간에 들어가기 앞서 매뉴얼을 마련하는 단계에 있다. 원래 바쁜 기간인데다 선별진료소 운영까지 겹쳐 여유가 없다”며 “평가를 더 미루는 것도 의미가 없을 것 같다. 현장에서 업무를 조율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심평원은 또한 “적정성 평가 시점을 2차 연기하는 것까지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에다 전공의 파업까지 겹친 상황이지만, 내년 상반기에도 다른 항목의 적정성 평가가 마련돼 있는 만큼 추가적인 연기가 의료기관에게 더욱 부담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당분간은 의료 현장의 피로 누적이 불가피해 보인다.
 
C병원 관계자는 “올해 초보다 최근 상황이 더욱 힘들어진 것 같다”며 “사태가 더 악화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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