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전국 전공의와 전임의에 이어 26일 대한의사협회도 총파업을 선언한 가운데 후배들을 응원하는 현장의 목소리가 줄을 이었다.

 

서울특별시의사회는 의사 총파업이 시작된 지난 26일 오후 긴급 좌담회를 개최했다.

 

의사회는 코로나19 영향을 고려해 장외집회를 제한한 대신 26일 오전 국회 앞에서 릴레이 1인시위를 진행한 뒤 오후에는 긴급 좌담회를 갖고 파업에 동참하고 있는 의사들을 만나는 자리를 마련했다.

박홍준 회장은 "의사회에도 6500명에 가까운 전공의들이 있다. 우리나라 미래 의료를 짊어지고 나갈 젊은 의사들이 일어난 이 중요한 투쟁이 성공할 수 있도록 힘을 합치겠다"며 "여러 의견을 하나로 모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좌담회에는 서울시 산하 구의사회 회장을 비롯해 전공의, 지역의사회, 대학병원 소속 회원 등 다양한 의사들이 출현했다.

 

좌담회에 참여한 이한규 양천구의사회 회장은 "매일 회원들에게 문자를 보내는 등 진심어린 설득 끝에 지난 14일 1차 파업 당시 우리 지역에서는 50% 가까이 되는 파업 참여율을 기록하기도 했다"며 "이번에도 최선을 다해 회원들 참여를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강북구의사회 이철희 총무이사는 "정책의 옳고 그름을 떠나 의사들 말을 한 번도 들어보지 않은 채 억압적으로 시행하는 데 답답함을 느끼고 있다"며 "지역의사제 등 해외에서도 이미 실패한 것으로 알려진 정책을 강제적으로 밀고 나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대병원 전공의로 근무 중인 김재환 서울시의사회 정책이사는 "업무재개명령에 맞서 전공의들이 단체 사직서를 준비 중"이라며 "솔직히 두렵고 막막하기도 하지만 올바른 의료정책 수립을 위해 맞서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재환 이사는 "의료가 환자에게 해(害)가 되어서는 안된다. 의료 질을 저하하고 의료비를 증가시키는 무분별한 의대 정원 확대는 환자들에게 피해를 줄 수밖에 없고 이를 막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황규석 강남구의사회 회장은 "지난 14일과 다르게 파업에 참여하는 인원이 10%내외 정도로 적다"며 "이번 의협의 파업 결정 및 전달 과정에서 준비가 미흡해 현장에서 혼란스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황규석 회장은 "단기간에 파업 결정이 났고 이 와중에 의견 수렴이 되지 않은 부분도 있다"며 "전공의 후배들이 목숨을 걸고 투쟁하고 있는데 이기는 싸움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요즘의 투쟁은 옛날과 다르다. 지금의 상대는 대화가 훨씬 더 힘들다. 추후 행보도 변화할 것이다.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보다 냉철한 자세로 임해야 한다"며 "모든 것을 걸고 싸우는 전공의와 의대생들을 생각해서라도 할 수 있는 것을 하자"고 덧붙였다.

 

서울시의사회 보험이사를 맡고 있는 중앙대병원 이비인후과 문석균 교수는 “우리 병원의 경우 전공의 전체가 사직서를 제출했고 학생들은 전부 시험을 거부하며 결의를 갖고 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문 교수는 “어제도 전공의를 대신해 당직을 섰다. 후배들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현장에서 끝까지 지지하겠다”고 강조했다.

 

민병억 강원도의사회 총무이사는 “도내 여러 지역을 방문해 전공의와 학생들을 만나보니 생각보다 정부에 대한 불신이 컸다. 정부의 근시안적인 정책이 낳은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추후 발생할 부작용에 대한 대안도 없이 정책을 추진하려 한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