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병원협회에 '단체행동 불사' 직격탄 젊은의사들
대전협 '현실 분석 후 정책 제안' 촉구···병의협 '부실의대 양산 전철 반복' 지적
2020.07.28 05:19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의대정원 확대를 놓고 의료계의 반대 목소리가 더욱 거세지는 가운데 내부적으로 의협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병원협회(이하 병협)에 대해 반감을 표하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전공의들은 병협을 정면으로 공격하며 단체행동 가능성을 시사했고, 봉직의들도 성명서 발표를 통해 반기를 들고 나섰다.
 
27일 대한전공의협의회(회장 박지현, 이하 대전협)와 대한병원의사협의회(회장 주신구, 이하 병의협)가 각각 성명서를 발표하고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 정책과 관련해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다만, 두 단체가 직격탄을 날린 대상은 달랐다. 대전협은 의료계 주요 단체 중 유일하게 의대정원 확대에 찬성 입장을 표명한 대한병원협회(회장 정영호, 이하 병협)을 겨누며 단체행동도 불사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대전협은 병협이 의대정원 확대에 찬성하는 기저에는 국민 건강 증진이 아닌 병원 경영자로서의 마인드가 자리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대전협 박지현 회장은 “병원은 의사 수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병원에서 부려먹을 값싼 노동력의 전공의가 부족한 것”이라며 “병협은 무책임한 정책 앞에서 의료인 양심을 버리고 후배를 착취하려는 의대정원 확대 찬성 입장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정부와 병협의 의사인력 부족 주장에 대해서는 “지역에 제대로 된 의사가 없는 것은 공공병원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고, 현장에서 수술할 의사가 없는 건 병원과 보건당국이 수술할 환경을 만들어주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박 회장은 병협을 향해 “의사가 부족하다는 잘못된 논리로 일반 국민을 혹세무민하지 말고, 전문가의 양심을 걸고 의료 현실에 대한 분석을 시행하고 정책 제안에 목소리를 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간 병원들이 전공의 착취에만 골몰하고 교육에 대해서는 등한시 해왔다. 으리으리한 병원 건물을 짓고, 번지르르한 장례식장과 식당을 만들어내는 것보다 적절한 교육시스템 및 전문가 고용, 안전시설 구비 등 환자를 안전하게 진료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달라”고 강조했다.
 
박지현 회장은 끝으로 “만약 병협이 입장 변화없이 의료인의 양심보다 이익 추구를 우선시한다면 근로자에 맞는 준법 투쟁을 시작할 것”이라며 “1만6000 전공의가 동참해 우리가 지금까지 어떤 희생으로 의료계를 지켜왔는지 보여줄 차례”라고 경고했다.
 
병의협도 정책을 일방 추진하고 있는 정부와 일부 언론을 향해 날선 비판을 가했다.
 
병의협은 “병협을 제외한 의료계 전 직역이 반대 목소리를 높이자 정치권과 일부 언론들은 의사들에게 ‘밥그릇 지키기’ 프레임을 씌워 공격하고 있다”며 “한쪽에서는 ‘덕분에 챌린지’로 응원하면서 다른 한 쪽에서는 의사들을 돈만 밝히는 이기주의자로 프레임 씌워 공격하는 현재 상황은 너무나 아이러니하다”고 주장했다.
 
병의협은 또한 과거 문민정부 시절에도 낙후 지역 의료 인프라 향상, 지역 균형 발전 등을 명목으로 다수의 지방의대 신설이 있었지만 결국 부실의대 양산으로 귀결됐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병의협은 “전문가 단체와 충분한 협의없이 막무가내로 정책을 추진하게 되면 앞서 실패한 의사 수급 정책들의 전철을 밟을 수밖에 없다”며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의료계 경고를 무시하고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무리한 정책을 강행하려 한다”고 꼬집었다.
 
병의협은 끝으로 “앞으로 숨겨진 정부 및 정치권의 목적과 해당 정책의 문제점을 알아보고, 올바른 의료인력 수급 정책의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며 "정부 및 정치권과 시민단체, 언론 등은 본 회의 주장 및 경고를 수용하고 진정 국민 건강을 위하는 길이 무엇이며 국가 보건의료 시스템 발전을 위한 방안이 무엇인지를 숙고해 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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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심 08.06 18:41
    의사를 고용하는 입장에만 있으시지 않을 수도 있습니 . 선생님.  같은 전문가로서, 선배로서의 마음을 잊지 말아주십시오.
  • 돌리도 07.28 08:51
    지금 항의하는 전공의들도 평생 전공의만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개원의는 의사증가시 경쟁이 더 치열해지니 당연히 의대정원 증원을 반기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만약 한명이라도 의사를 고용해야하는 입장이 된다면 의사가 얼마나 귀하고 부족한지 실감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세상에 의사보다 귀한 것은 없다...
  • 07.28 12:41
    무슨 과냐 어디 지역이냐에 따라 여건은 다르죠~~ 무조건 의사가 부족하고 귀한건 아닙니다 원장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