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 병원계 파업 감소···쟁의조정 역대 '최저'
보건의료노조 '190여 개 지부 중 23곳만 신청'
2020.08.14 05:29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올해는 예년에 비해 병원에서 노조의 파업을 보기 힘들어 질지도 모른다. 코로나19라는 긴급한 상황을 고려해 병원과 노조가 조금씩 양보한 데 따른 것이다.
 
보건의료노조(위원장 나순자)에 따르면 노조의 쟁의조정신청 예정일이던 8월11일 기준, 산하 지부 대다수가 쟁의조정 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쟁의조정을 신청한 곳은 190여 개 지부 중 총 23곳에 불과하다. 이는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도 노조 역사상 드문 경우라고 설명할 정도다.
 
이 같은 결과가 나올 수 있었던 것은 결국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코로나19로 인해 병원들은 상반기 환자 수가 감소하며 재정적인 타격을 받았고, 노조로서도 팬데믹 상황에서 대규모 파업을 단행하는 것 역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보건의료노조 박민숙 부위원장은 “예년에 비해 올해는 쟁의조정신청이 확연히 적다”며 “60~100개 정도의 병원에서 쟁의조정 신청을 하곤 했는데 이만큼 신청이 없는 것은 근 20년 만에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인 만큼 대화로 해결하자는 데 사측과 공감대가 형성됐고, 공공의료 확충‧인력충원 등 부분에서도 병원들과 의견 접근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파업은 최후의 수단인 만큼 쟁의조정신청이 이뤄진 병원들의 경우도 최대한 파업 예정일인 27일 전까지 대화를 통해 해결하겠다는 방침이다.
 
보건의료노조는 지난 6월부터 산별교섭을 시작으로 전국 산하 지부에서도 병원과 임단협을 진행해왔다. 당초 노조는 교섭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경우 11일 지부들이 일괄적으로 쟁의조정 신청을 하고 27일 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었다. 
 
이처럼 전국 지부가 같은 날에 쟁의조정신청과 파업을 진행하는 것은 협상력을 끌어올려 빠른 교섭 타결을 위한 것이라는 게 노조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올해는 대다수의 지부에서 쟁의조정 신청없이 노사간 의견 조율이 비교적 원활히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쟁의조정 신청을 해야할 정도로 노사간 의견 접근이 이뤄지지 않은 병원들도 있다.
 
실제로 쟁의조정 신청을 한 서울 소재 A병원 지부장은 “병원이 기존 합의사항들을 이행하지 않아 쟁의조정 신청을 하게 됐다”며 “사측과 교섭이 원활치 않을 경우 27일 파업 돌입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쟁의조정 신청을 한 병원들이 소수인 만큼 실제 파업까지 이어지는 경우들은 예년 보다 적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한 병원 관계자는 “노조에서 쟁의조정 신청을 하지 않았지만 교섭 타결 전까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예년과 비교했을 때 코로나19 영향이 분명히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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