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병원들이 대면 회의·교육을 지양하는 가운데 VR(가상현실)을 활용한 의료진 교육사례가 등장해 관심이다.
서울아산병원은 간호사가 응급환자 조기 대응이나 인공호흡기 대처 등 주요 간호술기를 실제와 유사한 가상현실에서 반복해 체험할 수 있도록 VR 교육을 도입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교육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병원은 5개의 개인 체험방과 1개의 팀 체험방으로 구성된 VR 전용 교육장 'VR Edu Planet'을 도입했다.
VR 교육은 간호사가 수술실이나 중환자실, 응급실, 병동 등에서 환자를 간호하는 상황과 비슷한 가상현실 환경을 구현했다. 예기치 못한 응급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환자에게 정확한 처치를 제공하게 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구체적으로 △응급환자 조기 대응 △인공호흡기 대처 △기관 절개관 관리 등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대부분은 서울아산병원이 한국형 의료에 맞게 자체 개발한 자가 학습 콘텐츠다.
학습자는 1인칭 시점으로 술기를 익히는 경험을 할 수 있으며, 개인 이해도에 맞춰 원하는 만큼 반복 체험도 가능하다. 팀 체험방에서는 다수 의료진과 협업해 환자를 처치하는 팀 단위 대응을 익힐 수 있다.
VR 교육과 더불어 신입 간호사 대상의 비대면 온라인 전산 교육도 처음 시행된다. 강의는 총 80여 개로 수술, 마취회복, 병동, 중환자실 등 전산업무 내용에 따라 50초~6분 분량으로 구성돼 있다.
간호사는 투약, 수혈, 마취, 추가 처방 등 환자에게 시행된 모든 처치를 전산에 정확히 입력해야 한다.
신입 간호사는 교육을 받았어도 실무 중에 모르는 부분이 생길 수 있는데, 이때 모바일로 해당 강의에 접속하면 손쉽게 내용 확인이 가능해 업무 효율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건석 서울아산병원 아카데미소장(비뇨의학과 교수)은 “서울아산병원은 감염병 유행 상황과 교육 환경 변화에 대응해 의료진 언택트 교육을 선제적으로 도입했다"며 "앞으로 가상현실 기술을 접목한 교육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학습자 범위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건석 소장은 또한 “VR 기술을 활용해 시공간 제약을 극복하고 실제와 유사한 환자 경험을 반복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면, 의료진의 실무능력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환자 안전도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아산병원은 화재와 같이 병원 안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재난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전 직원 대상의 재난 교육에도 VR 기술을 도입한 바 있다. 향후에는 직원들의 스트레스 완화를 돕는 VR 콘텐츠를 도입하는 등 병원 교육 전반에 VR 기술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