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본인·가족 '마약류 의약품 처방' 금지되나
국민의힘 서정숙 의원, 해외 입법례 참고 대표발의···'셀프처방' 방지 강화
2023.10.31 06:19 댓글쓰기

의료계 달래기를 위한 '의사면허취소법' 완화 작업도 잠시, 여당이 이번엔 의사 '셀프처방' 금지에 고삐를 조이고 나서 파장이 예상된다. 


마약류 의약품 오남용으로 사상 사고가 발생하고 유명 연예인과 의사들이 검거되는 등 사회적으로 화두가 되자, 21대 마지막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의사 셀프처방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적잖게 제기됐다. 


이의 일환으로 국민의힘 서정숙 의원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30일 대표발의,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구자근·김병욱·백종헌·이종성·임이자·정경희·조은희·지성호·한무경 의원도 함께 발의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현행법은 의사·치과의사 등 마약류 취급 의료업자가 아니면 의료나 동물 진료를 목적으로 마약·향정신성의약품(향정)을 투약 또는 제공하거나 마약·향정을 기재한 처방전 발급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 및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스스로 마약 또는 향정을 직접 처방하는 셀프처방을 행하는 의사나 치과의사가 연간 8000여명 내외에 육박하고 있다. 


2020년 7795명, 2021년 7651명, 2022년 8237명 등으로 꾸준히 늘어왔다. 이처럼 의료기관이 마약류 불법 유통 사각지대로 지목되지만 관련 규정은 없었던 실정이다. 


이에 이번에 발의된 개정안은 마약류 오남용 방지를 위해 셀프처방의 대상을 한정, 의사 '본인'과 '가족'에 대한 마약 또는 향정 투약을 금지하는 게 골자다. 


서정숙 의원은 "캐나다 등 해외에서는 의사 본인이나 가족 구성원을 치료할 때 의학적 판단에 필요한 객관성이 손상될 수 있다는 이유로 마약류 처방을 금지하는 법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회입법조사처 보고에 따르면 캐나다·호주·영국 등은 의사가 자신이나 가족에게 마약류 투약을 금지하거나, 금지를 권고하고 있으며, 윤리강령 또는 의사 단체의 가이드라인으로 규정하기도 한다. 


"진료와 치료 객관성 담보 못해, 의사 본인 또는 가족 제한해야 "


지난 9월 국민의힘 최연숙 의원이 주최한 관련 국회토론회에서 학계·법조계·시민사회는 다양한 의사 셀프처방 규제 아이디어를 내놨다.  


김종호 호서대 법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객관성이 결여된 상태에서 진료하면 치료객관성을 담보하지 못하며, 가까운 사이라면 의사 치료에 대해 이견을 제기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 교수는 약물의 종류를 미리 정해놓고 해당 약품에 대해 셀프처방을 금지하는 방안을 적합한 안으로 제시했다. 


의사가 다른 의사로부터 처방을 받는 방식이 안전하다는 주장도 있다. 조윤미 미래소비자행동 상임대표는 "의사가 자신에게 마약류를 사용하는 것을 전면 금지하되, 동료의사의 도움으로 정확한 진단·처방 하에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영 법무법인 로이즈 변호사는 "과잉규제 가능성을 피하기 위해, 오남용·의존 가능성이 있는 마약류 의약품 전체의 처방을 제한하되 의사 본인에 한해 처방을 제한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러나 의료계는 난색을 표했다. "마약과 마약류가 엄연히 다른데다, 범법행위를 검·경이 수사해야지 처방을 제한하는 것은 번지수가 잘못된 과잉해법"이라는 것이다. 


민양기 대한의사협회 의무이사는 셀프처방 규제에 대해 "음주운전을 막기 위해 운전면허 보유자에게 술을 파는 것을 금지시키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마약의 불법 유통을 막아야한다"고 반박했다. 


복지부 "마약류 셀프처방·오남용 의사 면허취소 등 처분 강화"


한편 정부 측은 앞서 셀프처방 규제와 관련해서는 신중론을 제기했지만, 마약류 오남용과 밀접하게 연루된 의사들에 대해서는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다. 


지난 20일 보건복지부는 "결격사유 해당 의료인 면허를 엄중 관리하겠다"며 "의사의 마약류 셀프처방 등으로 인한 중독·오남용 사례에 대해 신속하게 면허를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복지부 조사 결과, 2018년 5월부터 2022년 말까지 본인이 직접 마약류를 처방하고 투약한 횟수가 연간 50회 이상인 의사는 44명이었다. 이 중 12명은 횟수가 연간 100회 이상에 달했다.


의료법 위반으로 면허자격 정지 처분을 받은 의사가 몰래 비급여 진료행위를 계속했지만 행정 조치를 취하지 않은 사례도 다수였다. 


의사 264명은 면허자격 정지 처분을 받은 이후로도 3596건의 마약류 의약품을 투약하거나 처방했고, 某한의사는 자격정지 기간에 무려 1469건의 의료행위를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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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ㅁㅁㅁ 10.31 08:18
    큐시미아 비만약만 처방해도 마약류 셀프처방에 해당합니다. 마약류 자가 처방 대부분은 수면제나 비만약 처방일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