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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 입증됐어도 여전히 부족한 '입원전담전문의'
한해진 기자
[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수첩] 보건복지부가 내년부터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을 본사업으로 전환키로 하면서 대학병원들 사이에서 입원전담전문의 제도 확충 움직임이 분주하다.
서울대병원은 채용설명회를 개최하고 기존 교수들 수준의 처우 보장을 자신하며 대대적인 모집에 나섰고, 지방에서는 2억원이 넘는 연봉을 제시한 대학병원이 있을 정도다.
입원전담전문의 효과는 여러 차례 입증된 바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 참여 병동 환자들의 만족도가 비참여 기관에 비해 2∼3배 높았고, 위해환경은 대조군과 비교해 16.3%가 감소했다.
또 인하대병원 입원의학과 연구팀이 입원환자 1015명의 재원기간을 조사한 결과, 입원전담전문의 관리를 받은 환자의 재원일수가 2일정도 줄었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더불어 인력 공백에 대한 해결책으로도 기대를 받고 있다. 전공의 근무시간이 주 80시간으로 제한되면서 발생한 공백을 입원전담전문의가 채워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병원들 기대와는 달리 입원전담전문의 모집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이찬열 의원(바른미래당)에 따르면 전국 10개 국립대병원 가운데 전북대병원만이 유일하게 정원을 채웠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내과학교실 김영삼 교수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6만명 이상의 호스피탈리스트가 근무하고 있는 데 반해 국내에는 총 1140명 가량에 불과하고 업무 만족도 역시 절반 이하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고질적인 처우 문제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한 내과 입원전담전문의는 “레지던트 5년차 취급을 받는다는 말이 공공연하다. 현재 전공의 업무 공백을 펠로우가 메우고 있는데 사실상 이를 지원하는 역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곳도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교원 발령이나 고용보장도 좋지만 근본적으로 입원의학이라는 영역이 존중받을 수 있느냐의 문제”라며 “높은 연봉은 오히려 다른 교수들에게 역차별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인력 공백 문제를 해결해 줄 것으로 기대를 받았던 입원전담전문의지만 오히려 그 인력 공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국내 최초로 입원의학과를 신설, 중환자 신속 대응팀까지 연계 운영 중인 인하대병원 김정수 주임교수는 “본 사업이 시작되면 전공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더 많은 병동을 관리할 수 있을지 고민”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본 사업 시행을 몇 달 앞둔 지금은 코앞에 닥쳐온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밖에 없는 시기다.
복지부도 수가 개선을 검토 중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입원의학과가 하나의 독립된 학과 및 전문적인 영역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세부 학회를 신설하고 구체적인 지표를 마련하는 정책적 지원이 뒤따르면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