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일반 입원환자들의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대부분의 병원들은 혹시 있을지 모를 원내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입원환자들의 외출 및 면회 등을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국내에 상륙한지 어느덧 4개월이 넘어가면서 창살없는 감옥 같은 생활에 지친 입원환자들이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병원 관계자 등에 따르면 환자들이 평소라면 넘어갔을 사소한 일에도 화를 내고 폭력적인 행동을 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병원들도 줄어든 내원 환자들로 인해 재정적 어려움이 있는 와중에 기존 입원환자들 문제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수도권 소재 A병원 병원장은 “외출, 외박이 안되는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환자들의 불평, 불만도 많아지고 최근에는 환자들간의 다툼이 발생하는 일도 잦아졌다”며 “얼마 전에는 병원에 경찰이 오는가 하면 환자가 유리창을 깨는 일까지 있었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환자들 중 일부는 본인만 면회를 안 시켜주는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따지기도 한다”며 예민해진 환자들의 분위기를 설명했다.
이처럼 환자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자 일부 병원에서는 면회 제한 등을 부분적으로 완화하기도 했다.
지방의 B병원 병원장은 “면회가 제한되면서 환자들의 스트레스가 커서 최근에는 비닐 가림막을 이용해 면회를 할 수 있게 하는 등 제한 조치를 조금 완화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백종우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재난정신건강위원장(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은 “입원환자들은 장기간 면회, 외출 외박 등이 제한되면서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기저 질환자들인 만큼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두려움도 더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입원환자들은 몸이 불편해 활동이 줄면서 불면증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다인실 위주인 국내 병원 특성상 다른 환자들이 만드는 소음으로 잠을 자지 못해 스트레스가 쌓이면 그 분노가 다른 환자들과의 다툼 혹은 의료진에게 향하는 방식으로 표출될 수 있다는 것이 백 교수의 설명이다.
백 교수는 해결 방안으로 “먼저 코로나19라는 비정상적인 상황에 따른 스트레스는 당연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의료기관에서는 대면 면회가 어렵다면 환자들이 가족, 친구 등 신뢰할 수 있는 사람과 전화, 온라인 등을 통해 소통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입원환자들이 장기간 불면증을 겪는 경우에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어 정신건강의학과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