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10년간 누적적자가 1400억원대에 이르면서 자체 경영정상화 작업에 돌입 중인 서울 백병원이 입원 중인 환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병동폐쇄를 하면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백병원은 입원 중이던 70대 여성 환자가 코로나19로 확진돼 외래 및 응급실과 병동 일부를 폐쇄했다고 8일 밝혔다.
이와 함께 환자의 입·퇴원 금지, 전 직원 이동금지, 병원 입구 방문객 차단 등의 조치도 취했다.
앞서 서울백병원은 2006~2016년 10년간 누적적자액이 1440억원에 이른다는 사실이 불거지면서 일각에서는 단계적 폐원 수순을 밟는게 아니냐는 폐원설이 나돌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경영상의 문제로 수련병원 지위를 포기하는 방안을 검토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공의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병원 유지에 대한 우려감이 높아지면서 서울백병원은 지난해 10월 원내 경영정상화 TF팀으로부터 병원경영개선안 자구책을 제출받아 경영정상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백중앙의료원 부의료원장을 역임한 오상훈 신임 병원장이 취임하면서 ‘도심형 병원’ 전략 모델을 재설정하고 인건비 구조 개선을 검토하는 등 경영 정상화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이처럼 경영정상화가 한창인 와중에 입원 중인 환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서울백병원에는 그댜말로 찬물이 끼얹어졌다.
외래와 응급실 폐쇄로 인한 단기적인 수익감소 외에도 당분간 입원 및 외래환자 감소세를 예상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서울백병원 관계자는 “금년도 주요 사업계획 중 하나가 입원환자 증대였는데 코로나19 감염자가 내원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당분간 입원환자수가 줄어드는 것은 어쩔 수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방역 이슈에 민감한 의료기관에서 확진자 발생은 치명적이다.
실제로 예전 메르스사태 당시 확진자가 내원한 몇몇 병원들은 확진자 입원 등으로 인한 폐쇄조치 후 일부는 폐원 수순을 피하지 못했다.
113병상 규모의 병원 전체를 폐쇄하는 조치를 단행했던 창원 S병원은 사태가 종식된 이후 2년이 채 되지 않아 문을 닫았다.
메르스 확진자가 경유한 24곳 병원 중 한 곳인 중구 H의원도 확진자 방문병원 명단이 공개된지 한 달 만에 폐업 신고서를 제출했다. 명확한 폐업 사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당시 하나로의원 원장은 정부 발표 이후 환자가 줄어 힘들다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서울백병원은 이들 중소병원보다 규모가 있는 의료기관이지만, 경영정상화에 빨간 불이 켜진 상황에선 예상치 못한 '뼈아픈 타격'이 될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한편, 서울백병원은 해당 환자를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사법당국에 고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