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최근 정부 코로나19 대책 회의에 참석했던 서울 소재 대학병원장을 포함 20여 명의 병원장들이 국내 의료계 역사상 처음으로 전원 자가격리에 들어간 가운데 오늘(27일) 14일이 경과, 자가격리 종료 여부가 결정된다.
코로나19 첫 검사에서 대부분 음성 판정을 받았던 병원장들은 오늘 이후 재검사를 받고 음성이 확인되면 다음주 월요일(30일)부터 업무에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2일 보건복지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차원에서 코로나19 중증환자 치료병상 확충과 진료현장 의견 수렴을 목적으로 권역별 상급종합병원장, 대학병원장 및 종합병원장 대상 간담회를 개최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초 간담회는 12일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을 시작으로 ▲13일 수도권 대학·종합병원 ▲16일 비수도권 상급종합병원 ▲17일 비수도권 대학·종합병원 등 총 네차례 이뤄질 방침이었다.
그러나 13일 개최된 수도권 대학·종합병원 간담회에 참석했던 분당제생병원 이영상 원장이 코로나19 확진을 받게 됐고, 이에 따라 참석자 전원이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보건복지부 김강립 차관을 포함한 복지부 직원 8명과 수도권 대학·종합병원 23곳 병원장 전원은 확진자와 접촉 후 14일이 경과한 오늘(27일)까지 자가격리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이들 의료기관은 상급종합병원을 제외한 수도권의 대형병원들로,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대응하기 위해 별도 TF를 통해 매일 대책 회의를 진행하고 있는 곳이 대부분이다.
병원장들, 자가격리 기간에도 유선보고 등 경영 챙겨
현재 회의 참가자들은 전부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정부 지침에 따르면 자가격리 14일이 경과한 뒤에 다시 한 번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한다.
데일리메디 취재 결과, 병원장들은 자가격리 와중에도 유선 보고 등을 통해 현장과 소통하며 업무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순천향대의 경우 서유성 의무부총장겸 의료원장이 자가격리 중이다. 순천향대의료원 관계자는 “원장님은 자택에서 격리 상태를 유지하며 업무 보고를 받고 있다”며 평소와 동일하게 업무를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확진자 발생으로 폐쇄 조치를 취했다가 최근 진료를 재개한 은평성모병원도 원내감염은 막았지만 이번에는 권순용 병원장이 격리에 들어가게 됐다.
병원 관계자는 “원장님이 13일 회의 참석 후 현재까지 자가 격리 중”이라며 “진료 재개 후 업무 대응은 상황실장 등 다른 운영진이 함께 하고 있고 기획실장 유선보고 등으로 소통의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당시 회의에 참석한 병원들은 모두 수도권 비상급종합병원으로, 중증환자치료를 담당하는 권역 거점 의료기관이다. 때문에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한 별도 TF 등을 구성해 회의를 계속하고 있었다는 설명이다.
본래 TF총괄은 병원장이 맡았으나, 현재는 대부분 진료부원장 및 기조실장 등 다른 운영진이 회의에 참석하며 일부 업무를 대신하고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관계자도 “이형래 원장님은 자택에서 격리 중으로 메일이나 유선 등으로 보고를 받고 있다”며 “본래 원장님이 총괄하던 코로나19 대응 회의는 부원장님 참석 하에 평소대로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의정부성모병원 박태철 병원장 역시 자가격리 중이다. 의정부성모병원 관계자는 “원장님뿐만 아니라 최근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되도록 비대면 보고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의정부성모병원의 경우 다수가 참석하는 회의 자체를 없앴다. 병원 관계자는 “분과장별 반드시 필요할 때만 일정 거리를 유지한 채 회의를 개최하는 방식을 택했다”며 “코로나19 이전에도 사내 메신저나 메일 등의 보고를 활성화해 왔다”고 밝혔다.
의정부성모병원 관계자는 “자가격리 이후에도 매일 원장님이 보고를 받고 있다. 자가격리가 종료되면 재검사 후 이상이 없으면 다시 병원에 복귀하실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