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의료원 16년 '수난사'···개원 이틀 만에 '부분 폐쇄'
이달 6일 우여곡절 개원했지만 남자간호사 코로나19 감염 정상운영 차질
2020.05.09 06:17 댓글쓰기
성남시의료원 전경 <사진제공: 성남시>
[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무려 16년. 국내 최초 주민 발의 조례로 건립이 추진된 성남시의료원은 4살 아이가 스무살 성인이 될 정도의 시간이 흐르고서야 비로소 문을 열 수 있었다.

하지만 온갖 우여곡절 끝에 개원한 의료원은 불과 사흘만에 소속 간호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며 정상 운영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성남시의료원은 2019년 12월부터 내과를 포함한 일부 과목의 시범 진료를 시작했고 3월17일부터 정식 개원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후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2월23일 코로나19 국가전담병원으로 지정됐고 불가피하게 정식 개원 일정을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국내 코로나19 사태가 진정세에 접어들자 지난 5월6일 정식 개원했지만 의료진 감염이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로 수술실을 폐쇄하는 등 재차 암초를 만나게 됐다.

이 같은 성남시의료원의 수난사는 16년 전인 2004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성남시의료원은 지난 2004년 국내 최초로 주민들이 직접 조례를 발의해 만들어진 시립 병원이다.

2003년 성남시 소재 종합병원 두 곳이 폐업하며 시립 의료원 설립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 주민 조례가 추진된 배경이다. 성남시의료원 건립은 조례 제정부터 순탄치 않았다.

당시 시의회는 타당성 사전 검토와 자료 부실 등을 이유로 조례안 통과에 부정적이었다.

이처럼 조례안의 시의회 통과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일부 주민들과 성남시 공무원들이 충돌하는 폭력사태가 벌어졌다. 이에 성남시의회와 주민들이 맞고발을 하는 상황까지 이어졌고 해당 조례안은 폐기되고 말았다.

결국 조례안은 그로부터 2년이 지난 2006년이 돼서야 시의회 문턱을 넘어섰다. 하지만 이후에도 예산, 운영방식 등의 문제로 건립은 지지부진했다.

다시 돌파구가 마련된 것은 2010년 이재명 성남시장(現 경기도지사)이 부임하면서다. 시장 부임 이전 변호사 시절부터 의료원 설립에 적극적이었던 이 시장이 강력히 밀어붙인 끝에 성남시의료원은 2013년 비로소 첫 삽을 떴다.

하지만 착공 후에도 의료원 건립사업은 자주 삐걱댔다. 2017년 12월 준공, 2018년 개원을 목표로 착공에 들어간 성남시의료원은 이후 시공사들의 잇따른 부도 등의 문제가 겹치며 2019년 2월에서야 준공됐다.

그 사이 초대 원장에 선임됐던 조승연 現 인천의료원장이 사임하고 공모를 통해 이중의 당시 삼성서울병원 응급의학과 교수가 새롭게 원장으로 인선됐다. 이후 개원 준비 과정에서는 비정규직 채용 등을 놓고 노조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이처럼 지난한 과정끝에 성남시의료원은 마침내 올해 3월 개원을 눈 앞에 뒀었다. 코로나19로 개원이 연기됐지만 이는 오히려 감염병 위기 속에서 공공의료원으로서의 존재감을 각인시킬 수 있는 발판이 됐다.

실제로 기존에 6개였던 음압병상을 67개로 늘린데 더해 격리시설도 110병상 이상 마련하며 130여 명의 코로나19 확진자들을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

이어 5월 6일, 21개 진료과목의 정상 운영을 시작하며 성남시의료원은 드디어 온전히 성남 시민의 품으로 돌아가는듯 했다.

하지만 지난달 말까지 의료원 격리병동에서 근무했던 남자간호사 한 명이 7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며 정상 운영에 또 다시 차질이 생기게 됐다. 수술실이 폐쇄된 것이다.

특히 해당 간호사는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 이전인 지난 2일에 대규모 집단 감염이 발생한 서울 이태원 지역을 방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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