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 “부족한 혈액을 구하기 위해 지인들에게 지정수혈을 절규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혈액 수급에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혈액암환자들 절규가 이어지고 있다. 혈소판 부족으로 사지(死地)에 내몰리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3월2일 기준으로 혈액보유량은 O형 3.2일분, A형 3.7일분, B형 4.2일분, AB형 3.6일분으로, 적정혈액보유량인 '하루 평균 5일분 이상'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개인 헌혈자수는 작년 동기대비 2만 명 이상 줄었고, 수 백개의 단체 헌혈행사가 잇따라 취소되는 등 혈액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얼마 전에는 혈액원 소속 간호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중앙혈액원 전체 직원이 격리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지는 등 총체적인 난국에 처했다.
이에 따라 진료현장에서 당장 수혈이 필요한 수술환자나 정기적으로 혈소판을 공급해야 하는 혈액암환자들이 생사의 기로에 서는 상황이 늘고 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환자단체도 행동에 나섰다.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회장 김성주)는 ‘대국민 헌혈 참여 호소문’을 발표하고 혈액 부족으로 애를 태우는 암환자들 사정을 전함과 동시에 국민들의 헌혈 동참을 읍소했다.
협의회는 “혈액암환자들은 혈액이 부족해 무균실에서 방치되고 있으며 보호자들은 환자에게 공급할 혈소판을 구하기 위해 전화기를 붙들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중증암환자와 희귀질환자들은 현재 부족한 혈액으로 바람 앞에 등불 신세”라며 “이들 모두 한시가 급하게 수술과 수혈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정부와 언론, 국민 모두 코로나19 사태에만 매몰이 된 탓에 혈액 수급을 등한시 하고 있어 수혈이 필요한 수 많은 환자들이 사지로 내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협의회는 “모든 기관과 언론은 코로나19라는 괴물 퇴치에만 총력을 쏟고 있다”며 “그 결과 중증환자들이 목숨을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모두 움츠리지 말고 헌혈에 동참한다면 애를 태우고 있는 중증환자와 가족들에게 빛과 희망이 될 것”이라며 국민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보건당국도 혈액 수급 상황 악화에 우려를 표하며 헌혈에 동참해줄 것을 요청했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헌혈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헌혈에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헌혈 시 불안감 해소를 위해 더욱 철저한 안전조치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기관은 헌혈 참여를 지속해달라”고 덧붙였다.다.
복지부는 헌혈과정에서 코로나19 감염우려에 대한 대응으로 대한적십자 채혈직원의 감염여부를 전수조사할 예정이다.
또 ▲혈액원 전 직원 일일 몸 상태 모니터링 강화 ▲채혈 시 직원뿐 아니라 헌혈자도 마스크 착용 등 관련 표준운영절차(SOP)를 강화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