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과 병원 청소용역업체 노동자 사이 물리적 충돌과 쌍방 고소로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이번 사건은 지난 4월 8일 연세대학교 창립 132주년 행사에서 전국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세브란스병원분회(청소용역업체가 가입한 노조)가 행사를 마치고 이동하는 연세대 김용학 총장 등 학교 관계자에게 다가가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용역업체 경비직원들과 물리적인 충돌이 발생했다.
이후 세브란스병원 사무팀 파트장 A씨가 창립 기념행사에서 위력을 행사한 노조 7명을 ‘업무방해, 미신고집회’ 혐의로 지난 4월 27일 서대문경찰서에 고소했다.
이에 서경지부 세브란스병원분회는 “세브란스병원이 노동조합 탄압을 규탄하는 집회를 연 조합원 7명을 경찰에 고소하고 집회를 금지하는 '방해금지 가처분신청'을 법원에 제출했다”면서 “세브란스병원이 집회에 참가한 7명을 고소, 노조탄압을 일삼고 있다”고 비난했다.
피고소인 7명에는 연세대학교 졸업생도 3명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는 세브란스병원과 연세의료원장실 앞에서 이를 규탄하는 피켓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
이는 지난해 7월부터 이어온 노조 시위로 세브란스병원 청소용역업체에 민주노총 소속 노동조합이 생기면서 용역업체가 3개월짜리 근로계약을 맺으면서 시작됐다.
세브란스병원 본관 청소용역을 맡은 T업체는 지난해 7월말부터 신규 입사자들을 대상으로 3개월 근로계약을 맺었다.
청소노동자들은 “병원과 용역회사가 모의하고 주고받던 업무일지와 반장들의 탈퇴 협박 등 병원에서 벌어졌던 수많은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하라”고 주장했다.
또한 “민주노조를 인정하고 개별교섭에 동의하라”고 요구했다.
연일 시위가 지속되자 학교법인 연세대학교는 노조 간부 4명을 대상으로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병원 건물 100미터 이내에서 농성을 하거나 피켓, 벽보, 현수막을 게시할 경우 1회당 100만원 지급을 청구하면서 부터다.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관계자는 “연세대 구성원 모두가 축하하고 축하받아야 할 창립기념 행사날, 구성원으로 인정받지 못한 청소노동자의 권리를 함께 이야기한 동문들이 고소를 당했다”면서 “지난해 10월 ‘업무방해금지 가처분신청’을 제출한 이후 올해 1월, 확정 판결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내용상 거의 유사한 가처분신청을 또다시 제출해 노동조합 활동을 전면적으로 금지시키려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관계자는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는 강한 세브란스병원을 규탄하며, 병원이 제기한 고소 건과 가처분 신청에 대해서도 대응할 것이며 지금까지 해왔던 기자회견과 선전전 등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연세대학교 창립 132주년 행사에서 노조원들이 난동을 피우고 경비업체 직원들과 물리적 충돌을 빚었고 이번 사건과 관련해 병원 사무국 소속 팀장이 경찰에 고소했고 노조도 병원을 상대로 쌍방 고소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병원도 난감한 상황”이라면서 “청소노동자들의 해고와 처우 개선은 용역업체 소관이라서 병원이 어떻게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