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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돌보던 간호사 잇단 '코로나19 확진' 안타까움
대구 이어 의정부 마산서 감염, '피로 누적에 인력·장비 부족 원인'
[데일리메디 박성은 기자]
코로나19 확진자를 돌보던 간호사들이 감염됐다는 소식이 잇달아 들려오면서 의료계에 비상이 걸렸다.
4월5일에는 의정부성모병원에서 근무하던 간호사, 6일에는 마산의료원에서 감염환자를 돌보던 간호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앞서 지난 4일에는 대구에 의료봉사를 다녀온 대전보훈병원 소속 간호사가 코로나19 검사 결과 양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한간호협회는 코로나19 전담병원 간호사들을 대상으로 현장에서의 감염 노출 위험성을 당부하면서 원인 파악에 들어갔다.
그 결과, 코로나19 간호 현장의 고강도 노동으로 인한 피로 누적과 이에 따른 집중력 저하, 감염 예방에 취약한 병원 내 시스템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지역 코로나19 전담병원에서 일하는 A 간호사는 “D레벨 방호복을 입고 고글과 마스크를 착용하면 기본적인 감염예방은 가능하지만 문제는 장시간 근무에 따른 집중력 저하”라며 “극심한 피로누적이 집중력을 저하시키고 이로 인해 감염 예방의 허점이 발생할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북 내 코로나19 전담병원 B 간호사 역시 피로에 따른 안전부주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B 간호사는 “몇몇 간호사는 고된 노동 강도에 집중력이 떨어져 자신이 고글을 안 썼다는 사실을 잊은 채 격리병동으로 들어갈 뻔한 적이 있다.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다보니 대부분 간호사들이 지쳐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확진자 중 치매 환자들은 행동이 돌발적이라 방호복을 잡아 당겨 찢어지기도 해서 조심해야 하는데 정신없이 일을 하다보면 까먹는 게 다반사다. 육체적 피로에 정신적 피로까지 쌓이다보면 종종 감염에 노출될 상황에 놓이게 된다”고 덧붙였다.
마산 지역의 코로나19 전담병원 C 간호사 역시 “격리병동에 투입돼 한 달 넘게 근무하면서 몸이 파김치가 됐었다. 더욱 견디기 힘든 것은 이 상태가 이어지면 감염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이었다”고 털어놨다.
감염 예방 장비 재사용도 간호사의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대구 지역 코로나19 전담병원에서 자원 봉사를 했던 D 간호사는 “파견 초기 레벨D 방호복을 재사용하면서 코로나19에 감염될까봐 걱정이 많았다”라며 “마스크도 장시간 착용하고 환자들을 대하다보면 마스크가 젖어 감염될 우려가 있어서 병원 감염관리실에 문제를 제기한 적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대한간호협회는 코로나19 현장 간호사들의 높은 피로도가 감염 노출의 주요인으로 지목된 만큼 의료기관 내 적정 간호사 배치와 안전하고 충분한 휴게‧휴식 여건 제공이 급선무라는 입장이다.
신경림 대한간호협회장은 “코로나19 현장에서의 연일 강행군에 간호사들은 이미 지칠 대로 지쳐있는데 휴식도 제대로 취하지 못하고 심지어 장례식장에서 쪽잠을 자는 것이 현실이다”라며 “적정 간호사 수 배치와 근무 간호사에 대한 충분한 휴식과 안전한 시스템이 보장돼야 감염으로부터 간호사와 환자 모두를 지킬 수 있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