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 위기감→운영 기대감 전환 '용인세브란스병원'
김은경 원장
2022.11.14 05:50 댓글쓰기

기대 보다는 우려가 컸다. 십 수년을 준비한 세브란스의 야심찬 용인 프로젝트는 ‘코로나19’라는 예기치 못한 복병을 만났다. 시점을 놓고 천착을 거듭한 끝에 2020년 3월 전격 개원했다. 코로나19 사태 한 복판이었지만 더 이상 미룰 수 없었기에 용단을 내렸다. 그로부터 3년. 용인세브란스병원은 1일 외래환자 2800명, 월 진료수입 235억원을 돌파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위기감은 결집력으로 작용했고, 위기감은 어느새 기대감으로 바뀌었다. 특히 지난 8월 김은경 신임 병원장 취임을 계기로 보다 단단한 성장을 예고했다. 연세의료원 최초 여성 병원장인 만큼 부담감이 적잖지만 개원 전(前) 본원에서 용인행을 자청한 첫 교수답게 과감한 도전정신으로 용인세브란스병원을 ‘세계 최고 디지털 혁신 병원’으로 만들겠다는 자신감을 표했다.


138년 의료역사, 디지털 만나 상승


김은경 병원장 취임 일성은 ‘환자 안전과 공감을 이끄는 디지털 혁신 병원’이었다. 138년 동안 축적한 세브란스 의료와 차세대 이동통신인 5G가 결합한 신개념 병원이다.


용인세브란스병원은 디지털의료산업센터를 주축으로 환자 안전과 편의 향상을 핵심으로 한 디지털 혁신을 통해 기존에 없던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응급상황 발생시 조기에 대응할 수 있는 통합반응상황실(IRS, Integration & Response Space)을 구축해 중증환자, 응급환자, 입원환자 상황을 통합, 관리하고 있다. 


또한 5G 네트워크와 실시간 위치 추적시스템을 활용한 복합방역로봇 비누(BINU)를 운영하며 스마트 감염관리를 실행 중이다.


여기에 환자용 애플리케이션과 스피드게이트, 문진 키오스크 등 디지털 혁신을 위한 시도와 의지는 병원 구석구석에 투영돼 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개원 6개월 만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대한민국 디지털경영혁신대상을 수상했고, 보건복지부 주관 ‘스마트병원 선도모델 개발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특히 지난해에는 ‘사람을 위한 디지털 혁신’의 가치를 인정받으며 국무총리상도 수상했다.


김은경 병원장은 “첨단 디지털 기술을 통해 기존 병원에서는 경험해 보지 못한 신개념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이러한 디지털 혁신은 치료 효과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어 “세브란스에 걸맞는 위상을 갖춰나갈 것”이라며 “그 중심에는 오랜기간 축적된 세브란스 의료경험과 미래의료를 좌우할 첨단 디지털 기술의 접목이 자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용인세브란스병원은 5G 기반 디지털 혁신 솔루션으로 △안전 △편의 △만족을 높인 ‘3 Up’과 △거리 △위험 △기다림 없는 ‘3 Down’을 실현 중이다.


입원전담전문의 활성화 비결은 안정된 ‘신분’ 보장


김은경 병원장이 ‘디지털 혁신’과 함께 심혈을 기울이는 부분이 ‘격(格)이 다른, 수위 품격 있는 의료’다.


우선 세브란스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과 동등한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하나의 세브란스(One-severance) 체제로 운영된다. 


신촌, 강남, 용인 의료진의 순환 진료를 통해 138년 세브란스 인술과 의료기술을 고스란히 이어가고자 부단히 노력 중이다.


특히 의과대학 및 병원 산하 독립부서로 국내 최대 규모 입원의학과를 개설해 전(全) 병동을 대상으로 한 입원전담전문의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내과, 소아청소년과, 일반외과, 신경과, 재활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신경외과, 가정의학과, 산부인과, 방사선종양학과 등 10개 진료과목 입원전담전문의 26명이 전(全) 병동에 배치돼 있다.


최근 입원전담전문의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대학병원들이 부러운 시선으로 용인세브란스병원을 바라보고, 벤치마킹 문의가 쇄도할 정도다.


김은경 병원장은 그 비결로 주저없이 ‘신분의 안정성’을 꼽았다. 입원전담전문의들이 객식구 취급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다른 의료진과 동일하게 교원자격을 부여한다.


그는 “여타 병원들이 고액 연봉을 제시함에도 입원전담전문의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신분의 불안정성 탓”이라며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조직 내 정체성과 신분 보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입원환자 진료 전체 과정을 입원전문의 교수들이 책임지는 선진적인 시스템 구축을 통해 입원치료 서비스 질과 환자안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최고 진료환경 조성되도록 미래 성장동력 과감한 투자 


지상 13층, 지하 4층, 708병상 규모의 용인세브란스병원은 33개 진료과와 심장혈관센터, 퇴행성뇌질환센터, 디지털의료산업센터 등 3개 특성화센터를 운영 중이다.


우선 희귀난치유전성 퇴행성뇌질환과 한국인의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인 심장질환에 대한 특화센터를 운영하며 전문 진료시스템을 갖췄다. 


치매와 파킨슨병을 비롯해 희귀난치유전성 퇴행성뇌질환 분야의 전문적 진료를 위해 마련된 국내 최대 규모의 퇴행성뇌질환센터다. 


해당 센터에서는 기억력장애나 보행장애, 연하장애 증상조절을 위해 신경과, 신경외과, 병리과, 정신건강의학과, 재활의학과, 이비인후과와 협진을 통해 체계적 진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세밀한 조기진단을 통해 환자 개인별 맞춤치료도 진행한다.


심장질환을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하며 전문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심장혈관센터도 운영 중이다.


심장혈관센터는 급성심근경색 등 심혈관 응급환자를 위한 24시간 전문 의료진이 상주하며 응급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 


특히 심장혈관 분야 전문가들의 다학제 협진을 통해 진단부터 치료, 재활까지 모든 단계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김은경 병원장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영효율성을 추구하되 미래 성장동력 분야에 과감히 투자해 환자에게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은경 병원장은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출신으로, 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장, 용인세브란스병원 연구부원장과 영상의학과장을 지냈다. 


또한, 대한유방영상의학회와 대한유방검진의학회 회장을 역임하는 등 대외적으로도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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