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하루 만에 무려 18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대구경북 지역 대학병원 응급실이 잇따라 폐쇄되면서 응급의료 공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대구지역 5개 대학병원 중 4곳이 응급실을 폐쇄했다. 모두 코로나19 확진자나 의심환자가 다녀간 병원들로, 감염 확산을 위해 전격 폐쇄 결정을 내렸다.

 

구체적으로는 경북대학교병원과 계명대학교동산병원, 영남대학교병원,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등으로, 이들 모두 중증환자를 진료하는 상급종합병원들이다.

 

대구경북지역 상급종합병원 중 응급실을 폐쇄하지 않을 곳은 칠곡경북대병원이 유일하다.

 

가장 먼저 응급실 폐쇄 결정을 내린 곳은 계명대학교 동산병원이다. 이 병원은 코로나19 감염증 의심환자가 다녀간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지난 18일 오후 3시 응급실을 잠정 폐쇄됐다.

 

경북대학교병원은 음압병상에 입원 중인 환자의 코로나19 양성반응을 확인한 18일 밤 11시 15분 병원장 지시로 즉각 응급실 문을 닫았다.

 

영남대학교병원은 19일 새벽 코로나19 의심 증상자가 입원하면서 오전 6시부터 11시30분까지 응급실을 폐쇄했다가 해당 환자가 음성 판정을 받으면서 다시 문을 열었다.

 

하지만 추가로 입원한 의심 증상자가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4시간 만에 다시 응급실을 폐쇄했다.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역시 19일 오전 11시30분쯤 선별진료소를 거치지 않고 응급실로 들어온 환자 3명에게 폐렴 등 신종코로나 의심증상이 확인되면서 즉시 응급실 문을 닫았다.

 

24시간도 안되는 시간에 대구지역 4개 대학병원의 응급실이 잇따라 폐쇄되면서 교통사고 등으로 인한 중증외상환자, 뇌경색 등 중증 심뇌혈관질환자에 대한 초기 치료에 비상이 걸렸다.

 

지역 소방본부는 환자 응급상태에 따라 종합병원이나 개인병원 등으로 이송하고 있지만 갑작스런 환자 증가에 과부하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실제 대구지역 한 종합병원 관계자는 “대학병원들의 응급실 폐쇄 조치 이후 응급환자 이송이 늘고 있다”며 “응급환자가 넘쳐나면 진료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불행 중 다행으로 가장 먼저 응급실 폐쇄 결정을 내린 계명대 동산병원이 20일 오전 7시부터 정상 운영에 들어가기로 했다.

 

동산병원은 음압병동에 격리돼 있는 코로나19 의심환자가 음성 판정을 받음에 따라 18일 이후 환자 유입을 중단했던 응급실을 다시 운영하기로 했다.

 

하지만 확진자를 접촉한 의료진이 격리조치된 대학병원들의 경우 응급실 정상 운영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소독과 방역작업이 끝났더라도 환자를 돌볼 의료진이 없기 때문이다.

 

경북대병원 관계자는 “격리된 의사와 간호사가 상당수”라며 “3교대 근무체계이긴 하지만 2교대로 운영 시 과부하로 정상 응급진료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