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만 의료사고에 대한 의사 배상 판결이 내려진 것에 대해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가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가뜩이나 열악한 분만환경에서 가혹한 결정이란 지적이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평택지원은 최근 "뇌성마비로 태어난 신생아에 대해 분만을 담당한 산부인과 의사가 12여 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법원은 "임신부가 태동이 약하다고 증상을 말했지만, 의사가 바로 진료하지 않고 상태 관찰을 소홀히 한 점이 태아 장애 발생에 있어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고 판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는 "신생아와 부모 심정을 어떤 의사들보다 깊이 공감하며 진심 어린 위로를 보낸다"고 전했다.

의사회는 "분만은 본질적으로 위험을 지니는 의료행위로, 보건의료인이 충분한 주의의무를 다해도 산모, 태아 및 신생아 사망과 신생아 뇌성마비 등의 의료사고를 피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어려운 분만 상황 속에서 내려진 이번 판결은 분만 진료환경을 더 위축시킬 것이라는 게 의사회 입장이다.

실제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에 따르면 2018~2021년까지 분만의료기관 80곳이 감소했고, 이에 따라 전국 250개 시·군·구 중 42%(105곳)가 분만취약지로 분류된다.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는 "낮은 분만수가와 낮은 출산율로는 분만병원 운영비 및 직원 인건비를 유지하기 힘든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재판부 판결은 열악한 환경에서 묵묵히 진료실과 분만실을 지키며 환자와 국민 건강을 위해 헌신하는 분만의사들 사기를 떨어뜨리고, 종국적으로 방어진료나 분만 중단을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보혜 기자 (bohe@dailymedi.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