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 부담에 비정규직 활용, 환자안전 위협'
이상윤 연구원, 의료서비스 질 저하 우려…“전체 병원 노동자 정규직 전환'
2019.11.27 05:41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국립대병원을 중심으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노조들은 의료서비스 질 제고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시대적 흐름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앞서 서울대학교병원이 비정규직 근로자 194명을 우선 정규직으로 전환한 것을 시작으로 경북대학교병원, 강원대학교병원 등이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정규직 전환 작업을 마무리 한 상태다.

건강과대안 이상윤 책임연구원은 26일 열린 ‘서울대병원·경북대병원 비정규직 정규직화의 의미와 교훈’ 토론회에서 '비정규직 사용이 환자 안전 및 의료서비스 질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하의 발표를 진행했다.
 

이상윤 연구원은 “우리나라 의료서비스 분야는 과거에 의료서비스의 양이 문제가 되던 시절에서 이제 비용과 서비스 질이 문제가 되는 시대로 바뀌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실제 최근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팀이 5점 척도로 진행한 설문에서도 국민들은 건강정책과 관련해 ‘보건의료의 질과 안전보장(4.37점)’을 가장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원은 “의료기관의 시설, 장비, 인력이 의료서비스 질에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다”며 ‘의료서비스는 기본적으로 노동집약적 서비스인 만큼 인력의 양과 질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의료기관 신·증설, 환자의 의료기관 선택 등에 특별한 제약이 존재하지 않아 병원 간 경쟁이 극심해지는 상황에서도 양질의 의료인력을 확보해 의료서비스 질을 향상시키려는 노력은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의료기관들이 인건비 절감 압박으로 청소, 시설관리, 경비 등의 업무뿐 아니라 진료와 긴밀히 연관된 진료보조 업무나 환자급식 업무 등도 외주화하거나 비정규직을 사용하고 있는 것에 우려를 표했다.
 

실제로 2016년 윤소하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표적으로 간호조무사와 간병지원인력의 비정규직 비율이 각각 37.3%, 56.8%에 달해 간호사의 비정규직 비율 3.1%에 비해 훨씬 높았다.

상급종합병원의 경우는 간호조무사(76.2%), 간병지원인력(92.6%) 대부분이 비정규직이었다.
 

이상윤 연구원은 병원 노동의 특수성을 언급하며 이 같은 외주화가 결국은 의료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의료인, 의료기사, 진료보조 업무 등 진료에 참여하는 모든 인력 간의 정확하고 원활한 의사소통과 업무 숙련도가 의료서비스 질을 좌우하는데 비정규직 사용으로 인한 잦은 업무 종사자 교체는 이를 어렵게 한다는 것이다.
 

또한 급식을 직영화하고 있는 학교의 식사 질이 외주화를 한 학교보다 높다는 기존 연구들을 언급하며 다양한 치료식이 필요한 병원 급식에서도 외주화는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청소 업무의 경우도 정규직 노동자들이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가이드라인에 따라 행할 때 환자안전을 위한 감염관리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상윤 연구원은 “이처럼 병원이 모든 노동자를 직접 고용할 경우 환자안전과 의료서비스 질을 높일 수 있다”며 “공공의료기관부터 바람직한 고용자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환경유지지원직 신설 등을 통해 기존에 환경미화를 담당하던 분들이 보다 책임감을 갖고 감염관리 등에 힘써줄 것이라 생각한다”며 “이번 정규직 전환이 의료 질 제고라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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