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대학병원도 '라푸티딘·파모티딘 등 대체'
발암물질 라니티딘 사태 후 DC 별도 미개최·처방코드 잡힌 품목 스위칭 경향
2019.10.23 11:47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서울대 등 빅5병원과 마찬가지로 지방 대학병원들도 발암물질 파동을 겪는 라니티딘 대체약으로 현재 처방 코드를 갖고 있는 기존 티딘 품목을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2일 수도권을 비롯해 충청도와 영호남 주요 대학병원들에서는 식약처가 처방 중단 조치를 내린 후 라니티딘 대신 기존 티딘 계열이나 PPI계열 등의 위장약을 환자 상태에 맞춰 처방하고 있었다. 
 
수도권 소재 아주대병원은 식약처 조치 이후 기존 보유하고 있던 위장약으로 변경해 사용하고 있다.

아주대병원 관계자는 "식약처가 사용을 중단하라고 지시한 라니티딘을 제외해도 사용할 수 있는 약제 옵션이 다양하다"며 "병원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별도 리스트를 만들지 않았으며, 진료과 의사의 판단에 따라 코드를 가진 품목 중에서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충청권의 주요 대학병원인 충남대병원 역시 라니티딘 대체약 선정을 위한 별도 약사위원회(DC)를 개최하지 않았고, 이 사건을 대처하기 위한 새로운 약물 선정도 없었다.

충남대병원 관계자는 "식약처 지시에 의해 진행된 사안이기 때문에 별도 DC를 개최할 필요가 없다"며 "파모티딘(상품명 가스터), 라푸티딘(스토가) 등과 같은 티딘 계열 품목과 함께 PPI 계열인 덱스란소프라졸 등이 대체 처방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경상권도 마찬가지였다. 부산대병원은 식약처의 조치가 있기 하루 전인 9월 25일 이미 자체적으로 코드를 막았으며, 환자의 상태를 고려해 다양한 대체약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부산대병원 관계자는 "공식적인 처방 중단 지시가 있기 전부터 미국 식품의약국(FDA) 발표와 식약처 보도자료를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고 있었다"며 "그러다가 처방 중지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병원 내부에서 논의해 공식 발표 하루 전에 자체적으로 코드를 막았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어 그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DC가 따로 열리진 않았지만, 약물위원회 위원장인 부원장님과 논의를 거쳤다"며 "코드 삭제와 관련해 약물위원회에 보고해야 하지만 대체할 수 있는 약물이 많아 지금 당장 DC가 열릴 가능성이 없다"고 덧붙였다.

부산대병원 역시 다른 병원들과 마찬가지로 기존 제품으로 스위칭하거나 에스오메프라졸 등 PPI 계열을 함께 선택지에 넣어두고 사용하고 있었다.

그는 "라니티딘 대체약으로 라푸티딘과 같은 기존 티딘 계열과 함께 PPI 계열 등의 다양한 약제 사진과 목록을 의료진에게 제공했다"며 "특정약으로 대체하라고 정하기 보단 환자와 의사들이 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정보를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북대병원과 영남대병원도 상황은 비슷했다. 대체할 수 있는 품목이 많아 별도 DC가 열리지 않았다.

경북대병원와 영남대병원 관계자는 "지난달 26일 처방 중지 공표 이후 라니티딘 대체재로 파모티딘, 라푸티딘 등 다양한 약제들을 골라 사용하고 있다"며 "대체 약제가 많아 따로 DC가 열리지 않았다"고 공통적으로 말했다.

전남대병원과 원광대병원도 처방 코드를 가진 위장약을 대체재로 활용하며, 라니티딘 사태 대응을 위한 별도의 DC는 개최하지 않았다.

전남대병원 관계자는 "관련 부서만 모여 내부 회의를 해 라니티딘 복용 중인 환자에 대한 대체약 처방 절차를 논의했다"며 "대체약은 부서의 필요에 따라 각각 선택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원광대병원 관계자도 "주로 시메티딘이나 파모티딘으로 대체될 것이라 예상했지만, 진료과마다 다 달랐다"며 "진료과 별로 어떤 약을 선택했는지에 대한 정보는 알려줄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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