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세브란스병원이 국내 최초로 다빈치 로봇 수술기를 활용한 신장이식 수술에 성공했다.
세브란스병원은 허규하 이식외과 교수팀이 지난 11월11일 신장 기능이 악화된 30대 남성 A씨를 대상으로 로봇 수술기를 활용해 신장을 이식했고, 해당 환자는 19일 합병증 없이 퇴원했다고 25일 밝혔다.
A씨는 10여 년 전부터 고혈압에 의한 만성신부전을 진단받고, 가까운 병원에서 외래 통원치료를 받아왔다. 그러던 중 올해 9월 경 신장 기능이 급격히 나빠졌고, 신장이식과 같은 신대체 요법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후 그는 여동생의 신장을 기증 받기로 했고, 지난 11일 약 5시간에 걸쳐 로봇 신장이식 수술을 받았다.
이는 국내 최초다. 로봇 수술기를 이용한 세계 최초 신장이식은 2010년 미국 일리노이 대학병원에서 시행됐고, 유럽 일부 국가, 인도 등에서도 있었다.
로봇 신장이식 수술은 배꼽 주변으로 대략 6cm 정도의 절개창으로 수술이 가능하다. 기존 개복수술을 통한 신자이식은 절개창이 20cm정도로 컸다.
외국 논문에 따르면 로봇 이식수술은 개복수술에 비해 절개차이 작아서 미용 효과가 있고, 수술 후 통증이 경감돼 회복도 빠르다. 특히 상처감염 위험성이 떨어지고, 복강 내 수술 범위 축소로 수술 중 출혈량이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되기도 했다.
단, 로봇을 이용한 신장이식은 의료보험 적용을 받지 않아 본인부담 비용이 있다.
허 교수는 “현재 로봇수술 신장이식은 도입 단계로 살아있는 사람의 신장 기증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며 “수여자 및 공여자 선정 시 체격조건, 혈관 상태와 같은 해부학적 조건, 면역학적 위험도 등을 고려해 대상자를 선별했다”고 말했다.
이어 “좀 더 많은 경험이 쌓이면 뇌사자의 신장 기증 등 대상 기준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비용적인 측면에서도 의료보험이 적용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