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을 거듭해온 연세대학교 의료원장 선출이 일단 마침표를 찍었지만 내부 갈등은 쉽사리 해소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표면적으로는 연세대학교 측의 완승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의과대학 교수들과 의료원장 선출권을 놓고 대립각을 세웠던 정갑영 총장은 22일 인사를 통해 결국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켰다.
연세의료원 교수평의회는 ‘자율권 사수’라는 당초 입장에서 한 발 물러나 호선투표 결과를 대학 측에 전달하는 선에서 타협점을 찾고자 했지만 이 마저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실제 교수들이 참여한 의료원장 후보 호선투표 결과는 외과 노성훈 교수(38.40%), 내과 정남식 교수(25.79%), 이비인후과 윤주헌 교수(13.17%) 순이었다.
관례상으로는 교수들의 호선투표에서 가장 많은 지지를 얻은 후보가 차기 의료원장에 낙점됐겠지만 학교 측 선택은 2위였던 정남식 교수였다.
엇갈린 선택은 비단 학교와 교수들 만이 아니었다. 연세의료원 노동조합 역시 일반직을 대표해 학교 측에 노성훈, 윤주헌 교수 등 2명의 의료원장 후보를 천거했다.
그러나 학교는 노조 추천과는 전혀 무관한 정남식 교수를 신임 의료원장으로 지명했다. 즉 교수나 노조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결과였다.
일단 학교 측이 정관에 의거해 인사를 단행한 만큼 그 결과가 번복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하지만 조직원들의 의사에 반한 인사인 만큼 그 후유증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 일부 교수들과 노조는 이번 인사에 동요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일각에서는 향후 정남식 신임 의료원장의 리더십 부재론까지 제기되는 모습이다.
연세의료원 한 교수는 “교수들 의견이 묵살된 결과”라며 “학교 측의 일방적 선택에 조직원들이 얼마나 수긍을 할지는 앞으로 지켜볼 일”이라고 말했다.
노동조합 관계자 역시 “인사 발표 후 내부적으로 실망스럽다는 의견을 주고 받았다”며 “인사를 번복할 수는 없겠지만 대응 방안 등은 더 논의해 볼 문제”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정남식 의료원장은 ‘내부 갈등 봉합’이라는 무거운 과제를 안고 임기를 시작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특히 현재 교수사회에서 '학교 측 인사'라는 눈총을 받고 있는 만큼 동료 교수들과의 신뢰 회복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는 지적이다.
정남식 의료원장 역시 이를 의식한 듯 “모든 구성원들과 긴밀한 대화를 통해 의료원 통합과 발전을 이루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합론을 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