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이 소속돼 있는 대전교구 천주교회 유지재단이 첨단산업단지 인근 의료용 부지를 매입한 것으로 알려져 병원 신축 이전설이 나돌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대전교구 천주교회 유지재단은 지난해 10월과 올해 초 두 차례에 걸쳐 대전광역시 유성구 죽동지구에 위치한 총 2만5457㎡ 규모의 종합의료시설용지를 매입했다. 지난해에는 1만884㎡을 151억원에, 올해는 6613㎡을 63억원에 사들였다.
현재 대전광역시는 죽동지구 일대에 첨단산업단지 조성을 기획하고 있다. 10만5000㎡ 규모의 첨단산업단지는 판교를 모델로 삼아 혁신성장센터를 비롯해 각종 첨단산업 관련 기업들이 들어설 전망으로 총 658억원이 투입된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의 공기업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해 본격적인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시 측은 “조만간 산업단지계획을 고시하고 그린벨트 해제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재단이 해당 부지에 추가적인 분원을 설립하거나 중구에 위치한 대전성모병원을 이전하려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무성하다.
대전성모병원은 660여병상의 종합병원으로 올해 50주년을 맞았다. 대전지역 최초로 호스피스 병동을 개소하고 지역응급의료센터를 운영하는 등 거점 병원으로서의 역할을 해내고 있으나 시설 노후화로 새단장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대전성모병원 인근에는 상급종합병원인 충남대병원이 자리한 반면 새 의료시설용지 주변에는 유성선병원 등의 종합병원만 운영되고 있어 위치상으로도 이점이 크다.
이런 이유로 지역 내에서는 분원 설립보다 신축 이전설에 무게를 싣고 있다.
그러나 대전성모병원 측은 “부지 매입 후 대전성모병원 이전설이 불거진 사실은 알고 있다”면서도 “실제로 결정된 것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병원 관계자는 “해당 부지는 교구 재단에서 구입한 것이므로 운영 방향 또한 교구 차원에서 결정될 것”이라며 “대전성모병원에 활용되지 않을 수도 있다. 병원 측에 알려진 것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병원 측 입장에도 불구하고 이전설이 사그라들지 않는 이유는 대전 지역 내 다른 대학병원의 행보 때문이다. 이미 충남대학교가 내년에 세종충남대병원 개원을 앞두고 있고 건양대학교병원 또한 제2병원 착공에 들어간 것이다.
대전성모병원 역시 타 대학병원들의 외연 확장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새 병원 건립 등 대응에 나설 것이라는 예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