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사업비 1950억원 중 750억원을 확보하지 못해 표류하던 한국원자력의학원의 중입자가속기 사업을 서울대병원이 맡기로 하면서 사업 추진 및 이관 작업이 신속하게 이뤄질 것으로 관측됐지만, 아직 갈 길이 먼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원자력의학원 및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중입자가속기 사업 이관이 마무리되지 않았다. 법적으로 소유권은 아직 원자력의학원에 있으며, 절차 상 논의해야 할 부분이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9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나서 부산시-기장군-서울대병원-원자력의학원 간 중입자가속기 MOU를 체결하고 현장 간담회까지 진행돼서 이관은 사실상 확정된 상태였지만, 최종적으로 서류에 사인을 못하고 몇 달째 미뤄지는 모양새다.
애초 중입자가속기 사업 재개 및 이관 정상화를 위해서는 2017년 150억원, 2018년 225억원, 2019년 225억원, 2020년 150억원 등 총 4년간 사업비를 분할해 지급하는 방식이 거론됐다.
이 사업비를 차질 없이 확보하기 위해서는 서울대병원이 기획재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예산을 확보해야 하는데, 이 영역에서 협의가 다소 길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비공개로 진행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구체적 내용을 밝히긴 어렵다. MOU 체결 이후 더 진전되지 않은 상황이다. 물론 기재부 협의도 있어야 하고 남은 절차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분명히 말하지만 현재 이관된 상황은 아니다. 올해 안에 마무리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초쯤 사업 재개 등이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원자력의학원은 서울대병원의 추진 계획 등에 따라 내부 이사회를 개최해 중입자가속기 운영권을 넘기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원자력의학원에서 중입자가속기 업무를 맡고 있던 대부분의 직원들은 타 부서 발령이나 퇴직한 상태로 지금은 최소의 인원만 근무하고 있다.
원자력의학원 관계자는 “이사회를 통해 소유권 이전 등이 이뤄져야 한다. 당초 예상보다 기간은 길어지고 있지만 서울대병원으로 중입자가속기 사업이 이관되는 것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추후 조직개편 시 중입자가속기 관련 팀은 없어지게 될 전망이다. 남은 절차와 논의를 마치면 사업이 재개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