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의료현장에서 로봇수술 시스템이 보편화됨에 따라 의료진들의 편의를 돕기 위한 인공지능과 시뮬레이션 등 다양한 첨단 기술들의 보완이 새롭게 이뤄지고 있어 주목된다.
최근 의료기관의 수술로봇 장비 도입 추세와 기업들의 연구개발 움직임이 국내외를 막론하고 매우 활발하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등에 따르면 전체 산업용 로봇 가운데 의료용 로봇의 비중이 60% 이상을 차지하며, 의료로봇 관련 시장 규모는 2022년까지 205억 달러(한화 약 22조7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이제 로봇이 스스로 수술 부위를 판단하고 집도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인공지능과의 결합이 도래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얼마 전 한국을 방문한 메드트로닉 이희열 아태지역 대표는 “AI를 기반으로 한 로보틱스 기술이 미래 의료기기 시장을 이끌 핵심 기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구글과 존슨앤드존슨이 설립한 '버브서지컬(Verb Surgical)'에서는 2020년을 목표로 AI와 머신러닝기술 기반의 디지털 수술 플랫폼을 개발 중이며 AI 영상인식 기술을 장기에 적용해 수술 부위를 가려내게 하는 연구가 영미권 대학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수술 부위를 직접 보지 않고 집도하는 로봇수술법이 보편화되면 교육을 위한 가상현실(VR)등의 시뮬레이션 기술이 발전할 것이라는 전망도 가능하다.
최근 다빈치 시리즈 신제품을 선보인 인튜이티브서지컬의 글렌 버보소 수석부사장은 “인공지능은 잠재적 기술부문 가운데 하나지만 수술로봇과 결합되는 것은 먼 미래의 얘기”라며 “현재 장비에서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은 의사가 수술 부위를 정밀하게 볼 수 있도록 비주얼 역량을 강화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로봇수술 시스템의 특성상 집도의가 카메라를 통해 간접적으로 수술 부위를 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인튜이티브서지컬은 최신 장비인 다빈치 SP에 로봇팔처럼 조종해 다양한 각도를 볼 수 있는 카메라 기능을 추가했다.
이런 수술 방식은 수술 전 시뮬레이션의 중요성을 높이고 있다.
단일 의료기관으로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로봇수술 2만례를 달성한 신촌세브란스병원의 경우 로봇수술 교육을 위한 VR 시스템 도입을 추진 중이며, 국내 수술로봇 장비 레보아이 또한 수술 시뮬레이션이 가능한 VR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3D프린팅 기술의 발전도 연관이 있다. 3차원으로 보기 어려운 수술 부위를 3D프린터로 출력한 인공 장기를 통해 시뮬레이션하면 더욱 정확한 로봇수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서울아산병원과 협업을 통해 신장암 수술에 필요한 3D모형을 제작하는데 성공한 바 있는 코어라인소프트의 최정필 공동대표는 “수술 계획용 모형 및 수술용 가이드로서 3D프린팅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며 “로봇수술 등 첨단 수술 방식의 변화로 활용 범위 또한 점차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