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의사들 '분노' 아닌 '절망'…수련 포기 토로
류옥하다, 20명 인터뷰 내용 공개…"의사 악마화에 자포자기 심정"
2024.04.16 12:30 댓글쓰기




사진제공 연합뉴스



"필수의료 패키지가 통과된다면 전문의 자격이 무의미해진다고 생각해 과감히 수련을 포기했다."


대전성모병원 사직 전공의 류옥하다 씨가 16일 서울 광화문 센터포인트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년 차 레지던트가 전공의 과정을 포기한 이유를 전했다. 


"부족한 지원과 가짜노동에 수련의 질(質) 하락" 


류옥하다 씨는 지난 3월 13일부터 4월 12일까지 전공의 20명을 대상으로 서면 및 현장 인터뷰한 결과를 이날 공개했다.


전공의들은 수련의 질(質) 자체가 상당히 떨어진다고 느끼고 있으며, 특히 저연차 전공의들은 실제 의료업무 외의 일에 상당 부분 할애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1년의 인턴 과정을 마친 A씨는 "제모, 이송, 영상촬영과 같은 직종을 채용해야 할 대학병원이 전공의에게 이런 일을 부담하게 해 수련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1년차 레지던트 B씨는 "의료업무가 아닌 인쇄, 커피 타기, 운전하기 등 '가짜노동'으로 인한 수련의 실효성 부족에 의문이 든다"고 힐난했다.


2년차 레지던트 C씨는 "개인의 사명감으로만 필수의료 진료과를 선택하게 하는 것은 잘못됐다"며 "수련과정의 내실은 더욱 줄어 사실상 펠로우를 강제하는 구조가 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류옥하다 씨는 "미국의 경우 전공의 수련에 연간 20조원을 지원하지만 우리나라는 13억원에 불과하다"며 "1인 당 지원액도 미국은 1억5000만원, 한국은 1만200원"라고 비교했다.


이어 "전공의들은 전공의 수련 과정 중 필요한 공통역량에 대해 이해하고 있지만 과도한 업무에 치여 추가적인 역량 개발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의사 '악마화'가 수련 의지 꺾었다"


류옥 씨는 전공의들이 수련을 포기하는 데에는 "반복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고 총평했다.


예비인턴인 D씨는 "이번 의료개악과 같은 일이 다음 정권에서도 반복될 것"이라며 "정권마다 의사를 악마화할 것이고 국민들은 함께 돌을 던질 것이기에 수련을 받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1년차 레지던트 E씨는 "이번 사태가 마무리된다 해도 과연 의사에 대한 인식과 전공의 수련환경이 좋아질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생겼다"고 개탄했다.


또 2년차 레지던트 F씨는 "환자와 의사 간의 관계가 파탄났고, 이제 의사로서의 삶은 어떤 보람도 없을 것 같다"며 "국민들이 던지는 돌이 너무 아프다"고 토로했다.


앞서 류옥 씨가 지난 2일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전공의와 의대생 1581명 중 34%가 차후 전공의 수련의사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적책임 완화, 파업권 보장, 군의관 복무기간 단축"


류옥하다 씨는 "아직 전공의 중 절반은 복귀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서도 그에 앞서 선행돼야 할 문제들을 전했다.


일례로 예비인턴 G씨는 "현역병은 18개월, 군의관은 38개월이다. 이런 군 복무기간을 현실화하지 않으면 동료들도, 후배들도 전공의를 굳이 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2년차 레지던트 J씨는 "불가항력적인 의료사고에 대한 무분별한 소송을 막아야 수련으로 복귀할 것"이라며 전공의 노조와 파업권 보장을 요구했다.


이번 사태 속에 문제가 된 업무개시명령 폐지와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에 대한 경질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류옥하다 씨는 "전공의들은 가혹한 수련환경과 부당한 정부정책으로 '병원'을 떠난 것이지 '환자' 곁을 떠나고자 하는 게 아니다"라며 "정부는 의대증원을 원점에서 재논의해 달라"고 촉구했다.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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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짜판새 04.17 06:35
    정부와 국민은 의사를 악마라 부르는데 왜 악마를 매년 2000명씩 더 증원하려 해 악마를 점차 주려서 씨를 말려야 국민들 속 풀이를 할 수 있지. 그리고 의사 수입하면 속 풀이도 더 잘 되고 그래도 아프면 명의와 대형병원 찾고 싶은 이중적 마음 이게 우리 국민성이다.
  • 일반 04.16 21:25
    지금까지 기득권을 누렸던 기성 이기주의 의새들 온갖 혜택을 다 받아놓고 사회 보답으로 의료행위를 무기화하고 내로남불 하고 공생을 불허하며,

    학생, 전공의를 꼬드겨 앞장 세우고 총알받이로 한 니들 선배들의 모습이 악마들이 아니란 말이냐!
  • 무도 04.16 20:05
    전공의들 값싸게 채용해 전문의들 시다바리와 온갖 병원 잡무시키며 교육이라는 미명하에 노예처럼 잘도 부려먹었네요! 얼마나 많은 전공의들을 써먹었기에 병원이 줄도산? 이런 방만한 경영을 눈감고 봐준 정부도 마찬가지 책임져야죠! 당연히 전문의 고용이 일정비율 이상이어야 할텐데 이런걸 관리안하면서 환자돌보며 교육받아 보겠다고 버티던 전공의들을 향해 범죄프레임을 씌우다니 어이가 없네요! 국민들에게 전공의 던져주고 물어뜯게 만들고는 윤똥 개인의 비리 감추고 특히 건희~ 탐욕과 총선표 긁어모으는 비열함에 치가 떨리네요! 사기꾼 대통령~~~
  • 숙영 04.16 19:53
    건강검진이랑 유방.복부초음파검사예약했는데 4달 기다려서잡혔습니다.

    왜일까요?

    진짜 무슨병이라도  있으면 기다리다 어덯게될지?
  • 그렇지 04.16 19:16
    이나라 하는짓거리를 봐라. 목숨을 살려줬더니 쌍욕이 나오지 ? 의사는 대한민국 국민이 아냐 수억버는 나쁜놈이다. 그러니 의사를 전부 그만둬라 . 그게 정답이다. 이나라가 의사를 갖는건 사치다.
  • 인생 04.16 17:21
    인생별거있나 놀다보면 무언가떠오를것아다 무슨일이던하면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