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근빈 기자] 대한의사협회가 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를 필두로 대정부 강경투쟁 입장을 밝혔지만 지역의사회 차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와 주목된다. 의협 투쟁방식 자체에 대한 비판적 의견을 내놓은 것이다.
21일 박상문 충청남도의사회장[사진]은 70차 정기 대의원총회에서 “투쟁의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 좀 더 벌기 위해서 또는 가진 것을 덜 뺏기기 위해 싸우지 말고 왜곡된 진료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싸워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협상은 상대방으로부터 뭔가를 가져옴으로써 의미가 있다. 그런데 현재 의협은 상대방에게 뭔가를 가져오기보다는 회원들에게 보여주는 것에 치중하는 모양새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의협은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과 함께 부족한 신뢰성을 비판하고 있지만, 정부의 논리에 맞설 전문가적 논리는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 의료비 예산을 확보하려는 정부의 속내를 면밀히 파악, 합리적으로 대응할 방법에 대해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박 회장은 “집행부는 어떠한 투쟁이 좋을지 냉철한 성찰을 해야 한다. 정부와 다툴 근거를 확보해야 한다. 과연 어떻게 임하는 것이 진정으로 회원들에게 이익을 줄 수 있는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대집 “정상화를 위한 투쟁, 적극적 참여 요청”
이러한 문제 제기에 최대집 의협회장[사진 左]과 이철호 의협 대의원회 의장[사진 右]은 투쟁 필요성에 대해 항변했다.
최대집 회장은 “현 정부 의료정책은 총체적으로 부실하고 지속가능성이 없다.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정부는 대화를 거부했다. 의료제도 정상화, 건강보험 정상화, 수가 정상화를 위해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정부 투쟁에 앞서 2만2000명의 회원 설문조사를 통해 91%가 집행부의 입장에 동의했고 또 76%가 참여하겠다고 밝힌 만큼 정당성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조만간 꾸려질 2기 의쟁투를 통해 투쟁의 강도를 높여갈 것이다. 충남도의사회도 적극적으로 지지해주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이철호 대의원회 의장 역시 투쟁 필요성에 대해 공감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 의장은 “집행부가 진찰료 30% 인상을 요구했는데 더 크게 요구했어야 했다. 차라리 국민소득 3만불 OECD 중간쯤 되는 국가이니 수가도 OECD 평균값을 달라고 요청해야 했다. 국민들이 쉽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의사들의 희생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개원의들은 퇴직금도 없고 연금도 없이 본인 몸이 망가지면 망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 분개했다.
그는 “개원의들은 아사(餓死)할 지경이다. 열심히 공부해서 빚 갚는 생각만 해야 한다. 참을수 없는 극한 상황이다. 정부를 믿을 수 없다. 투쟁을 통해 권리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충남도의사회 올해 예산은 3억360만원으로 승인됐다. 지난해 2억6970만원 대비 약 3400만원 증가한 수치다. 회장단 회의비, 홍보비 등을 감액 결정한 반면 학술비, 관리비 항목을 증액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