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환자 마지막 보루 서울성모 혈액병원
김동욱 병원장
2018.06.18 05:13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정숙경 기자] 백혈병 등 난치성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조혈모세포이식을 앞둔 환자들이 생활하는 무균병동은 병원에서 가장 폐쇄적인 시설이다. 그 곳에서 만난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원장 김동욱 교수[사진]는 모든 정성을 다해 환자들의 아픈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보통 급성림프구성백혈병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는 강력한 항암치료를 하는 전처치 과정이 이뤄지는데 일주일간 진행되고 그보다 더 긴 회복·관찰 기간을 3주 동안 가진다.


올 초 국내 최초로 혈액질환을 종합, 전문적으로 진료할 수 있는 전문병원이 설립되자 전국의 이목이 집중됐다.   


혈액질환을 종합적으로 진료하는 독립된 시스템을 갖춘 병원. 암병원 산하에서 분리·독립, 개원한 지 불과 6개월이 지나지 않았지만 환자들에게는 이 병원이 그야말로 없어선 안 될 절실한 존재가 돼 버렸다.


혈액병원은 가톨릭대 부속병원인 서울성모병원, 여의도성모병원, 내년 5월 개원 예정인 은평성모병원까지 하나의 네트워크로 운영된다.


"독립된 의사결정 가능하며 혈액계 중환자실 등 하드웨어 보강됐고 의료진도 추가 충원"

현재 ▲급성백혈병센터는 급성골수성백혈병, 급성림프구성백혈병, 골수형성이상증 ▲만성백혈병센터는 만성골수성백혈병, 만성림프구성백혈병, 골수증식성질환 ▲림프·골수종센터는 림프종, 다발골수종, 형질세포질환
▲재생불량성빈혈센터는 재생불량성빈혈, 발작성야간혈색소증, 혈소판질환 ▲이식·협진센터는 조혈모세포이식 후 합병증, 감염질환, 장기 생존자 관리 ▲소아혈액종양센터는 소아청소년 백혈병, 고형암 등으로 각각 나눠 각종 혈액질환을 전문적으로 진료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의 18층~20층까지 3개층이 혈액병원으로 운영 중이다.


김동욱 교수는 “혈액병원 오픈 이후 가장 달라진 점은 독립된 의사결정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라며 “수치로 평가하기는 다소 무리가 있지만 암병원 전체 실적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라고 의미있는 평가를 내렸다.
 
김 교수는 “6개 행정부서로 독립되다 보니 복잡했던 절차가 간소해졌으며 이로 인해 병원 운영 역시 효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무균실을 비롯해 이 곳의 시설들은 미국은 물론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이 정도로 갖춰진 곳이 없다”며 “혈액계 중환자실은 환자들의 마지막 보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에 환자들에겐 더욱 희망이 될 수밖에 없다”고 힘줘 말했다.

 

혈액병원 내 복도와 병실 사이는 유리문으로 차단돼 있다. 유리문 안에서 또 하나의 문을 열어야 병실이다. 문
위에는 병실 안과 밖의 기압을 표시하는 기기 등이 부착돼 있다.


이식병동 전체는 먼지와 세균을 걸러주는 고효율 정화 시스템이 설치돼 있고 천장에 설치된 필터를 통해 깨끗한 공기가 병실 안으로 들어오고 고여 있던 공기는 아래로 배출된다.


물론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의 힘이 강하다. 다행히 가톨릭의료원 차원의 측면지원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고 혈액병원의 맥박과도 다름없는 의료진은 국내에서는 첫 손에 꼽히는 명의들이다.


김 교수는 “특화병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원이 이어지고 있어 고무적”이라며 “의료진도 개원 당시보다 보강이 됐고 공간 역시 확장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경제적 부담 큰 환자들 위한 보험적용 확대 절실"

그러면서도 환자들이 더 많은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고민하는 김 교수다.


백혈병 환자에게 쓰이는 약은 크게 4가지로 분류된다. 환자마다 부작용도 다르고 효과도 다르다. 때문에 최고 전문가인 의사가 그간의 경험과 전문적인 식견으로 판단을 내린다.
 

회진을 돌면서 그 간의 진행 경과를 설명하던 그는 “보험이 되면 경제적인 부담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며 어깨를 다독였다. 그 모습에 환자들은 연신 감사를 표시했다.


현재 국내 골수이식 기술은 세계적 수준과 비교해도 전혀 밀리지 않는다. 서울성모병원 골수이식센터가 병원으로 바뀌면 기초 및 혁신 임상 연구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동욱 교수는 “다만 임상교수들은 환자도 봐야 하고, 연구도 해야 하고, 학생도 교육시켜야 한다”며 “혈액병원 개원 이후 환자만 해도 수 백 명에 이른다. 선순환적 구조가 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측면에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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