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인공관절, 美 FDA 승인 '쾌거'
연세사랑병원, 7년 연구 끝 국산화 성공…K-의료 저력 입증
2023.12.14 06:28 댓글쓰기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된 인공관절이 ‘미국 FDA 승인’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인공관절 국산화와 함께 K-의료 저력을 세계에 각인시켰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특히 한국인 관절 데이터로 만든 최초의 인공관절이자 단일병원이 무려 7년의 연구 끝에 맺은 결실이라는 점이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보건복지부 지정 관절 전문병원인 연세사랑병원이 의료기기 벤처기업 스카이브와 함께 개발한 ‘PNK 인공관절’이 최근 FDA로부터 ‘510k 인증’을 받았다.


‘510k 인증’은 FDA가 제품의 안전성과 효능을 검증하는 엄격한 과정을 거쳐 출시를 승인하는 것으로, PNK가 수출이 가능한 세계적인 인공관절 제품으로 평가받았다는 의미다.


지난 2022년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지 2년도 안돼 미국 FDA 허가를 받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기존 인공관절은 대부분 의료기기 회사가 디자인하고 병원이 의견을 주는 형태로 개발됐지만 PNK 인공관절은 공학도와 의료진이 병원 자체 데이터를 토대로 개발된 제품이다.


환자를 직접 진료하는 의료진과 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가 한 몸이 돼 인공관절을 개발한 사례는 세계적으로 손에 꼽힐 정도다.


특히 PNK 인공관절이 의료진과 공학도의 논문을 토대로 제작됐다는 것은 학계 및 전문가들로부터 공개 검증을 받았음을 의미한다.


FDA는 PNK 인공관절이 환자 1만2305명의 데이터를 반영해 정상 무릎처럼 움직일 수 있는 범위를 최대한 복원했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특히 좌식생활에 익숙한 한국인을 고려해 150° 고굴곡이 가능하고 마모율을 줄일 수 있도록 설계된 부분에 주목했다.


기존 인공관절은 구부릴 수 있는 굴곡도가 평균 120°내외로 좌식에 한계가 있었지만 PNK 인공관절은 이를 극복했다.


‘PNK라’는 글자 역시 ‘Preservation of Normal knee Kinematics(정상 무릎 운동학 유지)’라는 의미가 담겼다.


한국인 1만2300명 관절 데이터 활용

안전성‧유효성에 가격 경쟁력도 갖춰

증강현실 접목 통해 수술 정확도 향상


FDA는 또한 수 년에 걸쳐 1만명 이상의 환자 MRI를 분석해 SCI급 논문을 썼고, 그 논문들이 PNK 인공관절의 탄생 배경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연세사랑병원은 인공관절 SCI급 논문 55편, 줄기세포 관절치료 관련 SCI급 논문 약 20편, 관절내시경 논문 150편 등을 발표해왔다. 이들 논문은 관련 의료계에서 자주 인용되고 있다.


이와 함께 PNK는 연골 역할을 하는 베어링을 다양하게 호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인공관절은 지난 1960년대 개발 후 1, 2, 3세대로 발전해 왔다. 그 중 1, 2세대는 인공관절 베어링의 사이즈 종류가 적다는 단점이 있었다. 


3세대는 베어링 사이즈 호환을 줄이고 개수를 늘리는 방향으로 개발됐는데 PNK는 다른 3세대 인공관절 대비 베어링 호환 종류가 12가지로 더 많다.


성능시험 결과도 PNK 인공관절의 마모율은 1, 2세대 인공관절보다 낮았으며, 3세대 인공관절과 동등한 수준을 나타냈다.


PNK 인공관절은 한국인은 물론 서양인에도 적용할 수 있어 K-의료 수출에도 한 몫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세계 인공관절 시장규모는 2023년 250억달러에서 2030년 385억달러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시장의 절반 이상은 미국이 차지하고 있다.


PNK 인공관절은 그 동안 500여명의 환자에게 삽입한 결과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


환자들은 무릎 구부리기가 부드럽고 편하며, 회복 속도가 외국산보다 훨씬 빠르고, 수술 후 계단을 오를 때 통증이 적고 안정성이 좋아졌다는 반응을 보였다. 


PNK 인공관절 수술은 △1~2주 전 MRI 촬영 △개인별로 3D 무릎 모형 제작 △가상수술 △개인별 맞춤형 수술도구 제작 후 수술 과정을 거친다.


이와 함께 스카이브는 인공관절 수술에 AR(증강현실)을 접목시켜 수술의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높이고 개인별 맞춤형 수술이 가능한 ‘AR 시스템’도 개발했다.


스카이브 관계자는 “PNK 인공관절 단가가 합리적인 만큼 수입산 의존도가 높은 국내 인공관절시장이 다변화한다면 건강보험 재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무릎 인공관절 수술 건수는 한해 7만2000건 이상으로, 총 진료금액도 750억원을 웃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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