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전방위 압박…외과교수 첫 '사직서' 제출
경북대 의대 외과 A교수 "오래 전 번아웃됐고 더 힘만 빠진다"
2024.03.04 15:58 댓글쓰기

전공의, 의대생, 전임의에 이어 교수까지 정부 정책 추진에 환멸을 느껴 사직서를 제출했다. 작금의 상황을 보면 번아웃을 감내하며 의료현장을 지키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경북대 의대 외과 A교수는 SNS를 통해 "저는 외과 교수직을 그만둔다.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이미 오래 전 번아웃도 됐고, 더 힘만 빠진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번 기회를 통해 그동안 바쁘게 앞만보고 살아온 제 인생도 한번 뒤돌아보고, 잊고 지내온 가족 의미를 되새기고 소홀했던 가족들과 함께하는 일반적인 삶을 살아보려 한다"고 인사했다. 


현장에서 있는 의사들이 현행 필수의료 살리기 관련 정부 정책이 좋은 정책이 아닌 나쁜 정책이라고 지적하는데, 그는 "이런 비판을 왜 외면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현장에 있는 외과 교수가, 도움 안되고 쓸데 없는 정책이라는데 왜 귀기울이지 않나"


그는 "외과가 필수과라면 현재 그 현장에 있는 제가, 그리고 우리가 도움도 안 되고 쓸 데 없는 정책이라고, 나쁜 정책이라고 말하는데 왜 귀 기울이지 않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상호 의견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십분 이해한다고 해도 그 과정이 말이 되지 않는다"며 "지금 의료문제에 대해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토론이 이뤄지지 않고, 정부는 여론몰이에만 몰두해 있는 상황에서 합리적 결론과 합의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는 "대학 본부에서 소위 학자라는 사람들이 본질과 현실 파악에 대한 노력은 없고 해당 정책의 결과도 예측할 생각도 없다"며 "해당 학과의 의견을 무시한채, 눈앞에 보이는 이익만 바라보고 정부 정책을 수용하며 이것 저것 요구하는 모습은 할말을 잃게 만들어 뭐라고 언급할 수도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후배 전공의들이 낙담하고 있지만 정부는 오히려 협박하고 있으며, 선배 의사로서 의료 현장에 서 있는 것이 떳떳하지 않아 사직을 한다"고 밝혔다.


"외과 전공의들에게 우는 아이한테 뺨 대리는 격으로 정부는 협박만 하고 있다"


A교수는 "장미빛 미래도 없지만 좋아서 들어온 외과 전공의들이 낙담하고 포기하고 있고, 우는 아이한테 뺨 때리는 격으로 정부는 협박만 하고 있다"며 "현 의료현실에 책임져야 할 정부, 그리고 기성세대 의사들인 우리가 욕먹어야 할 것을 의사생활한지 얼마 되지 않은 전공의가 다 짊어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이런 답답한 상황에 저는 제위치에 떳떳하게 서 있을 수 없다. 이러한 상태에서 다시 병원으로 돌아오라고, 그리고 후대 의대생에게 외과 전공의 하라고 자신있게 말을 못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 전공의들은 당당하게 자신의 의견을 내세우며 싸우고 있다. 정부 겁박에 두려워하고 불안해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며 "이런 상황에 보호막이 되어주지 못하고, 뒤에 숨어서 ‘반대한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어떻게든 잘 해결되길 수동적으로 기다리기만 하고 있는 모습이 너무 부끄럽다"며 사직의 이유를 전했다.



댓글 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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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애자 03.16 09:09
    정부는 겁박하지말고 협의해주세요

    겨우버티고있던전공의들 겁박하지마세요

    3천명에 2천명갑자기증원한다고하면

    정말번아웃됩니다. 의료계 를 너무몰라요  훌륭한의사들 사명감으로버티는의사들도많이계십니다.
  • 가짜판새 03.15 13:43
    8년전 윤*성교수님 영대병원 계실때 인공관절하로 갔다가 하지에 혈관이상으로 혈관이식 해서 아직 살고 있심더. 그때 혼신의 힘을 다 해서 수술 해 주신 따스한 마음 아직도 간직하고 살아갑니다. 그리고 몇년 후 경대로 스카웃 돼서 가셨다기에 아쉬웠는데 정부의 횡포에 사직 하셨다니 마음이 무겁네요. 부디 앞날에 영광이 함께하시길 기원합니다.
  • 윤슬 03.05 00:49
    교수님~ 존경합니다!
  • 구외전문의 03.04 23:25
    치과의사이자 구강외과전문의입니다.옆에서 보고 있자니 참 참담합니다.현 국민건강보험제도의 불합리함을 잘 모르는,또는 일부 알더라도 의사들이 수입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상세한 반대사유를 들으려하지 않고 정부와 언론의 농간에 놀아나며 비난을 하는 국민들이 이렇게 많다는 사실만으로...그간 낮은 의료급여수가에 오히려 몸을 갈아넣으며 외국의 의사들보다 오랜시간,많은 환자를 보면서 고생한 보람따위는 희미해져버리셨을까 안타깝네요.필수의료가 모자란 이유가 의사부족이라는 일차원적인 결론을 정해놓고 다른 얘기는 들을 생각도 없는 공무원들은 스스로가 정부이고 절대적인 존재이며 현행법조차 필요에 따라 수정해서 적용하겠다 겁박하는걸 보니 경악을 금치못할 지경입니다.교수님의 용기있는 결단과 행동에 큰 박수와 응원을 보냅니다.아무쪼록 현 사태가 보다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결론나고 마무리되기를 바래봅니다.
  • 중이 절이 싫다는데.... 03.04 22:20
    중이 절이 싫어 나가겠다는데, 전공의들 사직서 수리도 못해준다는 정부의 경우는 뭡디까? 스스로 말하면서 모순되어 부끄럽지 않습디까? 전공의들 사직서 쓴게 어디 장난으로 쓴줄 아십니까?
  • 삼천 03.04 22:01
    아~  경북대교수님 용기가 대단합니다 전부 윤모모에게 벌벌 떨고 있는데..
  • 철새 03.04 21:29
    교수 이기 전에 인간 이되어라.

    피도 눈물도 없는 인간들이 의사 행세

    이번에 인간 악마집단 보고 실망했습

    니다. 중이 절이 싫으면 절을 나가면

    됩니다.
  • 저승사자 03.04 21:22
    저런 교수들 제자들을  저모양으로 가르치고 있으니까. 불법파업 밥먹드시 하지

    교수자리 못하겠다면 그만두세요. 능력

    없는 사람 교수자리 있으니까.

    그만두세요. 교수할분 많아요.
  • 필수과의사 03.04 20:54
    저도 필수과의사인데 교수님의 그 마음 이해합니다
  • 다른 의사 03.04 18:39
    다른 교수분님들도, 다른 의사분들도, 동참 하셔야 합니다. 필수과 계신 선배님들, 그리고 후배님들,  존경합니다. 하지만 그만 두셔야 합니다. 그래야 정부가 정신을 차립니다. 물론, 힘든 선택이라는 걸 압니다. 하지만 반드시 꼭 해야할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