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외과 이어 충북대 심장내과 교수도 '사직'
대학병원 교수 두번째 공개 표명…"정부‧총장 행태에 동료들 복귀 요원"
2024.03.05 11:10 댓글쓰기

경북대병원 외과 교수에 이어 충북대병원 심장내과 교수까지, 국립대에서 필수의료에 종사하는 교수들이 연이어 사직을 표명했다.


필수의료를 살리겠다는 정부 정책이 도리어 필수의료 현장 의료진을 좌절케하면서 전공의, 전임의에 이어 대학병원 교수들 이탈도 가속화 되는 모양새다.   


충북대병원 심장내과 A교수는 4일 자정께 자신의 SNS에 "동료들이 돌아올 길이 요원하다. 그들과 함께 일할 수 없다면 중증질환을 치료하는 병원에 더 남아 있을 이유가 없다"며 사직을 표했다.


A교수는 "심장내과 전문의로 독립해 근무한 지 3년"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지난 2010년 초 심장내과 전문의를 꿈꿨던 날을 회고했다.


그는 "처음에는 급성심근경색 환자들이 좋아져서 퇴원하는 모습을 보고 끌렸다"며 "심장내과를 전공하면서는 심장이 아예 안 뛰어서 에크모가 단 1초라도 돌아가지 않으면 바로 사망하는 환자들이 환자들의 힘으로 정상으로 회복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에크모를 제거하고 외래에 내원했을 때 그 기쁨은 경험해보지 않으면 느끼지 못할 감정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의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 아연실색 했다고 토로했다.


A교수는 "근거도 없는 무분별한 2000명 증원은 분명 의료시스템의 붕괴를 가속화 할 것이며, 필수의료 강화라고 하는 지원은 결국 밑 빠진 항아리에 물 좀 더 넣어주는 의미 없는 단기 정책에 불과하며, 혼합진료금지는 말 그대로 의료이용을 더 늘리고 민영화에 한 발짝 더 다가가는 필수의료 '멸망'패키지의 총아임에 분명하다"고 일갈했다.


이어 "이를 알고 더 이상 필수의료를 하지 않겠다는 인턴, 전공의 선생님들이 사직을 하고 나간다는데 사직하는 것을 막겠다고 면허정지 처분을 하는 보건복지부의 행태나 교육자의 양심이라곤 눈곱만치도 없는 총장들의 생각 없는 의대 정원 숫자 써내는 행태에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A교수는 정부가 '2027년까지 국립대병원 교수 정원을 1000명 늘리겠다'고 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현대 의료는 절대 혼자만의 힘으로 환자를 치료할 수 없다. 환자에게 최선의 치료를 제공하려면 더 많은 동료들과 같이 머리를 맞대고 치료를 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동료는 최근에 여러 뉴스에 나온 증권가 임원, 이미 교사로 활동하는 분들이 의대에 들어온다고 동료가 되지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 같이 병원에서 부딪히며 일해온 인턴, 전공의, 전임의 선생님들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런 선생님들의 면허를 정지한다고 하는 보건복지부의 발표와 현재 정원의 5.1배를 적어낸 모교의 총장의 의견을 듣자니 같이 일하던 동료들이 다시 들어올 길이 요원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사직의 뜻을 내비쳤다.


지난 4일 충북대병원에 따르면, 3월부터 이 병원에서 근무해야 하는 전공의 151명 중 출근한 전공의는 3명에 불과했다.


A교수는 "심장내과의 꿈을 가지고 살았던 14년의 시간, 모래알 사이사이를 단단하게 고정해주고자 지냈던 심장내과 전문의로서의 3년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며 "동료들과 함께 진료를 이어 나갈 수 없다면 동료들과 함께 다른 길을 찾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북대병원 외과 B교수도 4일 SNS를 통해 "외과 교수직을 그만두겠다. 다른 많은 분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저는 이미 오래전 번아웃도 됐고 매일매일 '그만하고 싶다' 생각하며 살고 있는데, 도와주는 건 없고 더 힘만 빠진다"며 사직을 표명했다.


이어 "의료 현실에 책임져야 할 정부, 기성세대 의사들인 우리가 욕먹어야 할 것을 의사생활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그리고 병원 내에서 누구보다 고생하고 있는 전공의가 다 짊어지고 있다. 이런 답답한 상황에 제 위치에 떳떳하게 서 있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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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궁민1 03.07 14:23
    참 이기주의의 끝판왕이네

    의대정원 늘린다니까 의새들이 발끈하더니 의대교수 늘리다니까 이제는 의대교수들까지 밥그릇 지킬려고 발톱을 드러내는구나 수준 참 그렇구나
  • 궁민 03.07 14:18
    의대생 늘린다고하니 의새들 반발하고 의대교수 늘린다고하면 의대교수들 반발하고.. 그냥 니들만 살겠다는거네 참, 국민들은 어이없다 의자 붙은거는 뭐든지 밥그릇 보장해달라는건데.. 말이 된다고봄? 의사고 의대교수고 싫다는넘들

    싹다 잘라내라 썩어도 너무 썩었다
  • 어휴 03.06 14:19
    정부의 멍청한 정책 때문에 소중한 교수님과 전공의들이 떠나가네요
  • 가짜판새 03.06 07:18
    이식혈관외과 윤우성교수님 영남대 계실 때 7년 전에 하지 혈관이식 수술받고 아직 살고 있는데 몇년 전에 경북대로 스카웃 돼서 가셨다기 아쉬움이 많았고 따뜻한 그 모습이 생생했는데 이번 일로 사직하셨다니 참 교수 한분을 잃어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