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빅5 병원이 CAR-T 센터 개소를 통해 백혈병 치료 등에서 큰 성과를 내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를 하는 과정에서 병원이 감당해야 할 비용이 건강보험 수가로는 보전조차 되지 않는데 따른 것이다.
17일 CAR-T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대학병원 관계자는 "환자 1명을 치료할 때마다 적자가 쌓이고 있다"며 "건강보험 수가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CAR-T 치료는 환자 면역세포(T세포)를 추출해 특정 암세포에 반응하는 키메릭 항원 수용체를 T세포에 발현시킨 뒤 환자에게 주입해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치료법이다.
25세 이하 재발 및 불응성 B세포 급성림프모구백혈병, 성인 재발 및 불응성 미만성거대B세포림프종이 치료 대상이다.
해당 질환은 진단 후 기대 여명이 6개월에 불과할 정도로 치료가 어려웠으나, CAR-T 치료제를 사용하면 소아청소년 재발 및 불응성 B세포 급성림프모구백혈병 환자의 약 80%, 성인 재발 및 불응성 미만성거대B세포림프종 환자 절반에서 암이 완전히 없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CAR-T 치료제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병원이 별도 시설이나 장비, 인력 등을 갖춰야 한다. 여기에 소요되는 비용이 큰 만큼 국내 빅5 병원에서만 센터를 운영 중이다.
킴리아는 지난 4월 급여가 적용되면서 국내 환자에 대한 본격적인 사용이 시작됐다. 병원마다 많게는 수십여 명의 환자에 킴리아를 투여해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치료제에 대한 건보 적용만 이뤄지고, 의사 행위 수가 수준은 현실과는 동떨어져 있어 적정진료를 하게 되면 적자가 누적되는 구조다. 특히 세포처리 등 전담인력에 소요되는 비용은 오롯이 병원이 부담해야 한다.
실제 환자 1명에 킴리아를 투여하면 병원이 부담해야 할 적자는 최소 수백만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병원 관계자는 "CAR-T 센터를 운영하는 모든 병원이 같은 고민을 안고 있을 것"이라며 "최소한 병원이 적자를 부담하지 않는 수준에서 수가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CAR-T 센터를 운영하는 빅5 병원은 적정 수가를 책정을 위해 소요되는 비용에 대한 데이터를 모으는 있다. 모아진 데이터는 관련 학회 등에서 분석해 정부에 적정 수가를 건의할 계획도 세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병원에서 최소한 적자가 나지 않은 수준에서 킴리아가 활용돼야 한다"며 "환자에게 좋은 치료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적정 진료를 할 수 있는 수가는 필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