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아 약물 과다투여·은폐 제주대병원 간호사들 실형
징역 1년~1년6개월 선고···법원 "대학병원 의료진 신뢰 저버렸다"
2023.05.11 20:30 댓글쓰기

지난해 3월 영아에게 약물을 과다 투여해 영아가 급성심근염으로 사망, 이 사건을 조직적으로 은폐한 제주대병원 간호사 3명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부장판사 진재경)은 11일 유기치사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수간호사 A(50·여)씨에게 징역 1년, 간호사 B(30·여)씨와 C(31·여)씨에게는 징역 1년6개월과 1년2개월을 각각 선고했다. 


단 B씨는 최근 출산했기에 법정구속하지 않았다. 이들 세명은 지난해 병원에서 코로나19 치료를 받던 13개월 영아에게 약물을 과다 투여해 숨지게 하고 이를 은폐한 혐의를 받았다.


수간호사 A씨는 사고 후 B씨와 C씨에게 투약 사고 보고서를 작성하지 말라며 지시하는 등 사고를 은폐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담당 의사에게 상황 보고를 3일이나 미뤘으며, 보고는 해당 영아 장례가 끝난 뒤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담당간호사 B씨는 간호기록지에 약물 오투약 사고 내용인 특이사항을 수차례에 걸쳐 삭제한 혐의가 적용됐다. 


치료 중 해당 영아는 이상 증세를 보였지만 이 기록이 삭제된 바람에 의료진들이 약물 오투약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에피네프린을 추가 투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담당간호사 C씨는 기준치 50배 이상을 영아에게 투여했다. 담당 의사가 에피네프린 5㎎을 호흡기를 통해 천천히 흡수시키도록 처방했지만 C씨는 이를 정맥주사로 적정량을 초과해 투약했다.


이들은 공판 과정에서 유기 치사혐의는 부인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유기 범행은 우리 사회가 병원과 의사, 간호사에게 갖고 있는 깊은 신뢰를 크게 훼손하는 일이며 대학병원에서 이 같은 은폐 행위가 있으리라고는 상상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만 1세 불과한 피해자가 생명을 잃었고 일가족은 평생 치유하기 어려운 고통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A씨에 대해 “B씨와 C씨가 보고할지 여부를 망설이던 때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자’고 사실상 은폐를 주도해 죄질이 무겁다”며 “유기 범행과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양형 사유로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당시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어려운 근무환경에서 격무로 일했던 점, 개별 형사공탁금 5000만원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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