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건희 회장 유지(遺志) '소아암 희망 씨앗' 뿌리다
3000억원 기부금으로 질환 진단 3984건‧치료 2336건 등 성과 가시화
2023.11.09 05:40 댓글쓰기



사진제공 연합뉴스

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국내 소아암 환자들에게 희망을 싹틔우고 있다. ‘3000억’이라는 전례없던 규모의 기부금을 통해 생사 기로에 섰던 수 많은 어린이들 생명이 지켜졌기 때문이다.


특히 전국 160개 의료기관에서 1071명의 의료진이 참여해 국내 소아암 및 희귀질환 극복에 나서는 등 두둑한 기부금의 선한 영향력은 여러 진료현장에서 어렵지 않게 확인되고 있다.


소아암과 희귀질환은 쉽게 정복되기 어렵고, 재발 가능성 또한 큰 질환이다. 확인된 소아희귀질환 종류만 약 7000여 개 이상이다. 


하지만 소아환자는 성인에 비해 질환이 다양하고 환자 수는 적어 사례를 수집하기 어렵다. 따라서 표준치료법 확립이 어렵고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어 환자 및 가족 부담이 크다.


故 이건희 회장 유가족은 고인 유지를 받들어 암과 희귀질환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어린이들을 위해 뜻깊은 결심을 했다. 


소아환자 치료비를 지원해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동시에 소아암과 희귀질환 극복을 위한 연구를 후원하기로 한 것이다. 그 마음이 2021년 전례 없는 규모의 3000억원 기부로 이어졌다.


이에 서울대어린이병원을 중심으로 전국 의료진이 힘을 모았다. 3년을 맞이한 지금 임상현장에는 많은 변화들이 일고 있다.


소아암·희귀질환사업단은 故 이건희 회장 기부금을 토대로 소아암과 희귀질환으로 고통 받는 전국 어린이 환자들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치료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2021년 5월 설립됐다. 


일회성 치료비 지원이 아닌 문제 해결형 연구 프로젝트를 통해 공동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을 위한 토대를 만드는 게 목표다.


사업단은 3개 사업부로 나눠 ▲소아암 1500억원 ▲소아희귀질환 600억원 ▲소아 공동연구에 900억원을 배정하고 소아암·희귀질환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현재까지 분야별 소아암 48건, 소아희귀질환 19건, 공동연구 109건 총 176건의 과제를 공모·선정했다. 


일부 지역에 한정하지 않고 소아를 진료하는 전국 160개의 의료기관과 1071명의 의료진이 동참하고 있다. 이는 앞으로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지금까지 소아암 1089건, 소아희귀질환 1746건, 공동연구 1149건 총 3984건의 진단이 이뤄졌고, 소아암 14건, 소아희귀질환 627건, 공동연구 1695건 총 2336건의 치료가 진행됐다. 


특히 공동 데이터베이스 기반 치료 플랫폼을 통해 소아희귀질환 857건, 공동연구 5336건 총 6193건의 코호트가 등록됐다.


그동안 환자 데이터가 분산돼 진단에 어려움이 있었으나 사업단은 전국협력 네트워크를 통해 모은 데이터를 누구나 진단 및 치료에 활용할 수 있도록 선순환 구조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표준화된 치료법을 정립해 전국 환자 모두 동일한 의료 혜택을 얻을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는 오랜 기간 문제가 되었던 수도권 의료 쏠림 현상과 진단 방랑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될 전망이다.


한편,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을 위한 도전과 미래’라는 주제로 진행된 토론회에는 서로 다른 관점을 가진 각계 전문가들의 패널 토의가 진행됐다.


이 외에도 ‘희망정원’을 주제로 30여명의 어린이 환자와 가족이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을 위한 염원을 담아 직접 색칠한 꽃 도안 전시회가 진행됐다. 


기부자의 큰 뜻이 단단한 토양이 되고 환자 가족의 희망이 씨앗이 되어 꽃을 피워 모두 함께 밝고 따뜻한 희망정원을 이룬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단순히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환자로서가 아니라 의료진과 함께 질환을 극복하는 파트너로 전시에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최영무 삼성사회공헌업무총괄사장은 “모든 어린이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성장하도록 보살피는 일은 우리의 사명이라는 것이 故 이건희 회장님의 유지”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의 모든 임직원들도 소아암 희귀질환 극복사업이 반드시 성공하기를 두 손 모아 기원하겠다”라고 덧붙였다.


김한석 소아암·희귀질환지원사업단장은 “권역기관과 의료진 참여를 이끌어냄으로써 선순환 구조를 마련해 궁극적으로 소아암‧희귀질환 극복의 길이 열리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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