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갈등 해결 열쇠를 쥔 전공의와 대생들이 '여야의정 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불참을 선언하면서 협의체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됐던 야당과 병원계마저 한 발 뒤로 물러서는 모양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오늘(26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나 협의체 참여를 설득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부가 기존 입장을 지속 고수하는 한 정상적인 협의체 출범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26일 박 위원장과 비공개 회동을 갖고 대전협의 협의체 참여를 설득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민주당은 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이하 KAMC)가 지난 22일 협의체 참여를 선언한 뒤에도 전공의가 협의체에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인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지난 25일 YTN라디오에 출연해 "민주당은 어떻게든 정부가 좀 더 유연한 입장을 가지도록 계속 얘기해야 하는 상황이고, 동시에 협의체의 핵심인 전공의들을 설득해야 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25년 정원 등을 적어도 논의 테이블에 올릴 수 있는 거 아니냐"며 "당분간 민주당은 이런 노력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면서 당장 협의체 합류보다는 전공의 설득에 주력할 것임을 시사했다.
전공의 자극할라 신중…의대교수협 이어 상급종합병원협회도 협의체 '불참'
의학회와 KAMC의 협의체 참여 선언 뒤 재논의에 들어갔던 의료계 단체들도 전공의 불참을 이유로 입장을 유보하거나 불참으로 가닥을 잡았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지난 23일 저녁 긴급총회를 열고 협의체 참여에 대해 논의했으나 "협의체 구성과 운영이 결정되지 않은 현 상황에서 참여결정을 유보한다"고 결론을 맺었다.
전의교협은 특히 "전공의와 학생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의료계 단체로 구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계 내에서도 병원 경영자 단체는 참여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상급종합병원협회는 지난 24일 논의 후 전공의들이 불참하는 상황에서 그들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며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으로부터 협의체 참여를 요청받은 15개 단체 중 지난 25일 기준 참여를 확정한 곳은 의학회와 KAMC 두 곳뿐이다.
더군다나 의학회와 KAMC가 협의체 참여 조건으로 제시한 의대생 휴학 승인, 2025년 정원 논의, 의평원 자율성‧독립성 보장 등 요구사항을 교육부가 모두 거절하면서 협의체 출범에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24일 국회 교육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두 단체의 어려운 결정에도 정부는 하나도 변한 게 없다"는 질책에 "그렇지 않다. 모든 걸 열어놓고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겠다. 국정감사가 끝나면 당장 내일이라도 대화를 시작하겠다"고 말해 여지를 두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