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밤 국회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정족수 미달로 무산되면서 의대 교수, 전공의, 보건의료·사회복지 학회 및 보건의노조가 공분하고 있다.
이날 사직 전공의들은 거리로 나섰다.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오후 2시 서울대병원 인근인 대학로에서 '젊은 의사의 의료계엄 규탄 집회'를 연 것이다.
타 병원 전공의, 의대생들도 집회에 함께 했으며 주최 측 추산으로는 1000여 명이 모였다.
집회 참가자들은 거리로 행진하며 "10개월 간 폭압적인 의료농단이 이어졌다. 위헌적인 계엄령의 처단 대상으로서 굴복하지 말고 저항하자. 자유와 권리를 수호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계엄사에서 직접적 '처단' 대상이 됐던 이들은 "젊은 의사가 짓밟혔다. 의료인을 처단하지 말고, 의료농단 주범을 처벌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또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의료개혁에 반대한다"며 "의대 교육은 붕괴 직전이다. 의대 모집을 중단하라"고 강조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도 8일 오후 3시부터 양재에서 시국선언대회를 개최했다. 전의비는 계엄사 포고령 1호에 '전공의 등 의료인 미복귀 시 계엄법에 의해 처단한다'는 내용에 대해 분노했다.
전의비는 양재AT센터에서부터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선언했던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까지 행진했다.
이들은 "국민건강 위협하는 내란수괴 물러나라", "처단망발 윤석열은 전공의에 사죄하라", "의료농단 교육농단 윤석열은 물러나라"는 구호를 외쳤다.
전의비는 의대 총장들을 향해서도 "의대 정상 운영을 위한 모집 중단 등 실질적 정원 감축을 논의하고 실행하라"며 "내란수괴 윤석열이 벌인 의대 증원을 원점으로 되돌리라"고 요구했다.
또 "정원 감축안 마련을 위해 의대 총장협의회(의총협)-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의대교수 단체 긴급 간담회에 응하라"면서 "내란수괴의 부역자로 남을지 참된 교육자로 남을지 선택하라"고 압박했다.
"표결 불참 국민의힘 의원들, 내란 공범이다···스스로 해체하라"
비판과 대안을 위한 건강정책학회, 한국건강형평성학회, 한국정신건강사회복지학회, 한국의료사회복지학회 등 22개 학회는 단시간에 공동성명을 마련해 발표했다.
22개 학회 연합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과 처벌을 요구하고, 탄핵소추안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퇴장한 국민의힘 의원들을 규탄했다.
또 계엄령의 위헌성과 국회·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공격의 불법성을 조사하고, 내란 동조자들을 신속히 수사·기소하라고 했다.
학회 연합은 "윤석열 정권은 계엄령을 통해 국민의 집회·결사의 자유를 박탈하고 공론장을 폐쇄하는 등 민주주의와 사회적 연대를 통째로 무너뜨리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민주주의와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이들에게 역사적 책임을 묻고, 모든 국민의 복지와 건강이 보장되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앞장서겠다"고 피력했다.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도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강하게 요구했다.
보건의료노조는 국민의힘을 향해 "국회를 무력화하려고 한 친위 쿠데타 세력에게 면죄부를 주고 내란 세력의 종범이 됐다"며 "민의를 저버린 국민의힘은 더 이상 존재 가치가 없다. 스스로 해체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충동에 사로잡힌 한 망상가에 의해 한국 민주주의 시계는 45년 전 군사독재 시절로 회귀했다"며 "다시 제2, 제3의 계엄이 선포되는 두려운 밤을 맞지 않기 위해 내란범을 즉각 체포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