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돌이 신세 서남의대생들 품은 전주 예수병원
주명진 교육부장 '지금 4학년만 받았지만 2학기는 3학년 학생들도 교육'
2013.03.27 20:00 댓글쓰기

남광병원에서 광주 기독병원과 보훈병원으로, 그야말로 떠돌이 교육을 받아온 서남대학교 의과대학 학생들이 이번 학기부터 전주 예수병원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임상실습 교육을 받을 의료기관이 마땅치 않던 서남의대 학생들의 수련을 전주 예수병원이 담당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예수병원이 전라북도 소재 의과대학이 폐교 또는 타 지역으로 이전되는 사태가 발생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표명했던 만큼, 향후 서남의대생들의 교육에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또 현재 교육 현황은 어떻게 되는지 그 모습에 이목이 쏠리는 상황이다.

 

“서남의대생 교육, 이렇게 하고 있다”

 

서남의대생들을 품에 안은 전주 예수병원(병원장 권창영)은 과연 어떤 로드맵을 가지고 있을까. 병원은 현재 ‘2013년 서남대 의학과 4학년 1학기 임상실습 계획[사진 下]’을 갖고 움직인다.

 

 

서남의대 4학년 43명은 지난 4일부터 13조로 나뉘어져 교육을 받고 있다. 1조당 3~4명의 인원이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임상실습을, 금요일은 임상술기학을 배우는 중이다.

 

교육은 예수병원 임상과장 120명이 돌아가면서 맡는다. 단, 13개 실습과목을 총괄 담당하는 과장이 1명씩 있다. 지난 11일 교육과학기술부에 제출한 교수 임용 신청서가 통과되면 몇몇은 내달 1일자로 ‘서남대 임상 전임 교수’로 발령받게 된다.

 

서남의대생들이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배우는 구체적인 실습 과목은 내과학, 소아청소년과학, 외과학, 신경외과학, 비뇨기과학, 산부인과학으로 이 시간 학생들은 외래 및 수술 참관, 회진 참여, 컨퍼런스 참석의 과정을 거친다. 

 

금요일에는 의사 국가고시의 실기시험에 대비, 모형을 놓고 실제적인 연습을 통해 의사로서의 기본 소양을 갖추는데 주력하고 있다.

 

전주예수병원 주명진 교육부장은 “내과의 경우 호흡기, 순환기, 소화기 등 총 7개 파트로 구성됐다”며 “다른 과도 마찬가지로, 학생들이 전 과정을 경험해볼 수 있도록 한 조에 1주일씩 돌아가면서 각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고 소개했다.

 

주명진 교육부장은 “3~4명씩 조를 짜서 수업을 하기 때문에 가르치는 입장에서도 1:1 수업으로 정확한 지식을 전달할 수 있고 학생들은 질의응답도 활발하게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본래 3학년 2학기부터 임상실습 교육이 이뤄지는데, 아직은 4학년 1학기 학생들만 맡고 있는 상태다. 다음 학기부터는 3학년 학생들도 예수병원에서 교육을 받게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사랑에 빚진 마음으로 환자 돌보라는 정체성 물려줄 것”

 

주명진 교육부장[사진]은 “전라북도 의과대학 후배들이 제대로 된 실습을 받지 못하고, 기가 죽어있는 모습을 보면서 굉장히 안타까웠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 곳 저 곳 수련병원을 옮겨 다니면서 마치 남의 집에 가 있는 것 같은 기분도 들었을 것 같다”며 “그러나 이제는 서남의대 4학년 43명의 동기들이 한 곳에 모여서 교육을 받으니 아무래도 기존보다는 큰 만족감을 보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수병원은 대학병원 못지않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2010년, 2011년 요양급여 적정성 평가결과에 의하면 급성기뇌졸중, 급성심근경색증 등 1등급, 대장암, 혈액투석 등은 2등급을 받았다. 41개 의과대학 중 중간정도의 평가는 받고 있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주명진 부장은 “교육을 시작한 지 아직 한달 밖에 되지 않았고 서남의대 정식 교수가 된 것도 아니기에 보다 구체적인 커리큘럼을 준비한 상태는 아니다. 하지만 전임 교원이 되면 이러한 절차들을 차근차근 밟아 나갈 것”이라며 “나중에는 의사의 윤리·태도적 문제들이 추가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예수병원은 선교사들이 세운 병원으로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라’라는 미션을 갖고 있다. 사랑에 빚진 마음으로 환자들을 돌보라는 선교적인 정체성을 유지해나가고 있는 병원이다. 서남의대 학생들이 의과학적 지식만을 가졌거나, 단순한 기술자의 역할이 아닌 환자를 대하는 마음가짐을 가진 균형 잡힌 의사가 되도록 교육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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