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고용량의 스테로이드로 증상을 완화시키는 것 외에 마땅한 치료법이 없는 이식편대숙주병에 중간엽줄기세포를 활용, 세포치료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처음으로 제시됐다.
중간엽줄기세포는 다양한 세포로 분화하고 면역조절 기능을 가지고 있어 줄기세포 치료제의 주요 세포원으로 쓰이고 있다.
7일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의생명과학교실 신동명 교수[사진]팀은 CREB1 신호전달체계가 중간엽줄기세포의 치료 및 면역제어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중간엽줄기세포를 고도화해 만든 치료제를 이식편대숙주병 쥐에 투여한 결과, 식욕부진 증상이 완화돼 체중감소율이 30% 줄고 생존율은 30% 늘었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팀은 우선 줄기세포의 항산화능의 지표인 글루타치온‘(Glutathione)’ 양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정량화할 수 있는 실험기법부터 개발했다.
이후 줄기세포 속 글루타치온 변화량을 관찰하는 과정에서 글루타치온의 양과 활성도가 CREB1 신호전달체계에 의해 조절되는 사실을 확인했다.
CREB1 신호전달체계가 활성화되자 중간엽줄기세포의 항산화능을 유지시키는 ‘NRF2 단백질’이 활성화됐다.
이에 따라 항산화능 지표인 글루타치온을 합성하는 ‘PRDX1 단백질’과 ‘GCLM 단백질’ 발현량이 모두 증가했다. 결과적으로 중간엽줄기세포의 치료 및 면역제어 기능이 향상됐다.
CREB1 신호전달체계가 중간엽줄기세포의 기능을 조절하는 기전임을 파악한 신 교수팀은 PRDX1 단백질과 GCLM 단백질을 과다 발현하는 중간엽줄기세포를 만들어 이식편대숙주병을 유도한 쥐에 투여했다.
그 결과, 이식편대숙주병의 주요 증상 중 하나인 식욕부진이 완화돼 체중감소율이 약 30% 줄었고 반면 생존율은 약 30% 높아졌다. 난치성 숙주질환인 이식편대숙주병 치료에 중간엽줄기세포가 효능이 있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신동명 교수는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줄기세포의 항산화능을 제어해 줄기세포 치료제를 고도화할 수 있는 기술적 근간을 확보했다”며 “줄기세포를 활용한 이식편대숙주병 치료제 개발은 물론 수요가 많은 신경계 질환이나 염증성 질환 등 다양한 난치성 질환을 극복하는 데도 한 걸음 다가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과학진흥협회(AAAS)의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Impact Factor=12.804)’ 최근호에 게재됐다.
해당 연구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첨단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과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및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