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에서도 확인되는 섬세함의 나라 일본
노인환자 배려 흔적 역력…작은 것에서 고객감동 시작
2012.12.19 20:00 댓글쓰기

일본 특유의 섬세한 문화는 노인의료 현장에서도 고스란히 투영돼 있었다. 미관을 중시하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일본은 인테리어 보다 환자를 위한 배려가 우선이었다. 노력의 흔적들은 곳곳에서 발견됐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환자를 위한 세면시설부터 환자의 동선 확보를 위한 벽 수납장까지 모든 시설과 장치들의 존재 이유는 철저히 환자였다. 특히 운동화를 착용한 간호사의 모습에서는 도움이 필요한 환자에게 최대한 빨리 다가가겠다는 직업적 소명감이 읽혔다. 노인의료 선진국 일본의 고객감동은 이처럼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上]돈벌이 회전문 아닌, 진정한 복합의료
[中]맞춤요양, 그 곳에 답이 있다

[下]섬세함의 나라, 이래서 일본이다

 

손잡이가 부착된 세면대가 이채롭다. 재택복귀가 목표인 일본 재활병원 및 요양시설은 환자 스스로 일상생활 능력을 키울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잔존 거동력이 있는 노인환자들은 휠체어를 타고 이곳에 와서 직접 세면을 한다.[左] 화장실 역시 환자 배려가 가득하다. 기존에는 거동이 불편한 환자를 위해 침대 옆 간이 화장실을 마련했지만 최소한의 거동력을 배양시키기 위해 공간을 분리해 놨다. 다만 화장실 내에서는 환자 스스로 용변을 볼 수 있는 편의사항이 모두 구비돼 있다.[右]

 

최신 아파트에서나 볼 수 있는 벽 수납장이 눈길을 끈다. 평소 환자들의 용이한 이동을 위해 복도에는 거추장스러운 물건을 절대 배치하지 않는게 원칙이다. 대신 복도 벽 을 수납장으로 활용, 공간 이용률을 극대화 시켰다. 특히 이 공간에는 병실에서 필요한 침대커버 등이 비치돼 있어 신속한 교체가 가능하다.

 

노인의료 선진국 답게 임종 후에도 철저한 환자존중 정신을 발휘한다. 병실에서 숨을 거둔 환자가 영안실로 옮겨지기 전 보호자들과 작별의 시간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을 별도로 마련해 놨다. 이 곳에서는 마지막 가는 환자를 위해 사진, 그림, 음악 등 유족의 요청대로 세팅도 해주고 있다.

 

코후엔병원 복도 곳곳에는 볼록거울이 부착돼 있다. 환자들이 이동중 서로 충돌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복도의 교차로 지점에 볼록거울을 설치해 놨다. 보이지 않는 곳까지 환자를 위한 섬세한 배려가 엿보인다.[左] 이 병원의 환풍기 모양 역시 특이하다. 언뜻보기에는 벽걸이용 공기청정기를 연상시키지만 사실은 평범한 환풍기다. 병원은 돌출행동이 잦은 치매환자들의 안전을 위해 환풍기 전면에 안전장비를 설치했다. [右]

 

의료법인 성화회가 운영하는 특별요양노인홈 마키노키의 복도 모습이다. 휠체어 이용환자가 많은 탓에 혹시라도 모를 충돌사고에 대비 모서리마다 플라스틱 안전장치를 설치했다.[左] 일본 노인의료 현장 근무자들은 하나같이 하얀색 운동화를 착용한다. 손길이 필요한 환자에게 최대한 빨리 달려가기 위한 배려다. 비상벨이 울리면 이들은 해당 병실로 바로 출동한다.[右]

 

재활병원 퇴원시 의무적으로 들러야 하는 곳이다. ‘일상생활 복귀’를 지향하는 일본은 퇴원 후에도 자택에서 자력으로 식사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 환자들만을 위한 식사도구도 별도 제작, 판매중이다.


후쿠오카=박대진 기자 (djpark@dailymedi.com)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