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커뮤니티케어 성공을 위해서는 지역별 계획을 세우고, 간호사들이 중추적인 역할을 해줘야 한다.”
24일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커뮤니티케어 성공적 추진을 위한 간호 역할’ 토론회에서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일본 게이오대학 대학원 홋타 사토코 교수는 커뮤니티케어 성공조건으로 ‘지역’과 ‘간호사’를 꼽았다.
'커뮤니티케어'란 돌봄을 필요로 하는 환자들이 자택이나 그룹 홈 등 지역사회에 거주할 수 있도록 개개인의 상황에 맞는 복지서비스 제공을 통해 자아실현과 같은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사회서비스 체계다.
사토코 교수는 “중장기적으로 지역별 계획을 수립할 때 지역 특징에 따른 관리가 필요하다”며 “기초단체 혹은 광역단체의 자원을 연계하고 통합하는 등 지역별 특성에 맞는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커뮤니티케어 추진단 황승현 단장은 “복지부가 내달 중순 내놓을 커뮤니티케어 로드맵은 '큰 그림’”이라며 “여기에 직종별 수요 규모나 기관 역할 등을 따로 언급하기보다는 짜여진 큰 그림 안에서 역할을 찾아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일본 사례를 언급하며 간호사들 역할을 강조했다. 일본은 개호보험서비스에 없던 소규모 다기능형 재가개호·수시 방문간호 등을 통해 재택방문·데이케어·단기 입소·삶 전반 대한 지원 등 지역포괄시스템 수립했고, 여기에 간호사가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사토코 교수는 지난 2015년 '생명·생활·존엄을 지키고 도움을 주는 간호, 사람들의 일생 동안 생활과 보건·의료·복지를 이어주는 간호사의 역할'을 선언한 일본간호협회의 ‘간호 미래 비전’을 소개했다.
간호사의 역할이 의료를 넘어 보건·복지로까지 확대돼야 한다는 것이다.
토론회 참석자들 역시 사토코 교수의 의견에 공감을 나타내면서도 개선해야 할 부분에 대해 언급했다.
인제대학교 간호학과 박남희 교수는 “커뮤니티케어에서 간호사 역할은 중요하다. 우리나라 간호는 임상과 지역간호가 분절적으로 이뤄져 있다”며 “그동안 다루지 않았던 ‘계속간호’ 등 새로운 개념에 대한 고민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일본에 존재하는 ‘퇴원조정간호사’라는 개념처럼 병원에서 지역사회로 돌아갈 때 중간역할을 담당할 인력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부산광역시 건강증진과 건강관리팀 나정현 팀장도 “보건 분야 인력이 반드시 배치돼야 한다”며 “인력의 정규화·고용 안정화 등 법적으로 보장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커뮤니티케어가 새로운 게 아닌 만큼 기존에 운영하던 정책을 충분히 살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보건진료소장회 김숙자 회장은 “현재 전국에 1904개 보건진료소를 설치 운영 중이고, 보건진료소에서 커뮤니티케어를 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건소와 연계해 고협압·치매 등 확진과 투약관리 등을 하고 있는 만큼 보건진료소에 커뮤니티케어와 코디네이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