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정승원 기자] 지역사회 기반으로 추진되는 '커뮤니티케어'가 기존의 인프라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부가 커뮤니티케어 추진 방침을 밝혔지만, 현재 관련된 인프라가 없기 때문에 기존 의료 및 복지 시설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정형선 교수는 13일 서울 백범기념관에서 개최된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 추계학술세미나에서 이 같이 밝혔다.
정 교수는 “지역사회 기반이지만 병원과 시설에서 지역사회에 연결되는 체계를 갖추자는 것이 커뮤니티케어”라며 “이 연결이 잘 돼야 지역사회가 활발해진다. 커뮤니티케어가 의료인가 아니면 복지인가를 따지기 보다는 양자가 잘 연결돼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현재 정부가 커뮤니티케어를 추진하고 있지만 국내 상황이 그 이상을 이루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기존 서비스를 연계해 플랫폼을 만들어야 그에 따라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커뮤니티케어에서 요양병원이 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정부가 추진하는 커뮤니티케어 목표는 ▲탈시설화 ▲탈가족화 ▲중간시설 등이다.
복지부 "카운터 파트너인 요양병원들 목소리 많이 듣겠다"
여기에서 탈시설화는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에 경증환자 입소를 제한하고 지역사회가 이들을 담당하는 것으로 요양병원이 반발하고 있다.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 손덕현 부회장은 “노인의료 특징은 의사, 간호사, 복지부, 치료사, 영양사 등의 통합케어다. 요양병원이 담당해야 할 부분은 회복기와 만성기의료”라며 “요양병원은 1400여 개가 전국적으로 분포해 방문간호와 방문진료를 가능케 한다면, 요양병원에서 지역사회 의료를 담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손 부회장은 “아직 우리나라는 환자를 퇴원시켜도 지역사회에서 지속적인 케어를 할 수 있는 인프라가 마련돼 있지 않다”며 “커뮤니티케어가 성공하려면 이러한 인프라를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며, 방문진료와 방문재활 수가 마련, 방문간호 활성화와 제도적 도입이 된다면 커뮤니티케어가 완성될 수 있다. 정부도 요양병원을 소외시키지 말고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해달라”고 강조했다.
장기요양에서의 탈시설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기반이 갖춰져 있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대한노인병학회 노용균 의료정책이사는 “장기요양 역시 현재 시설에서 주로 운영되고 있으며 재가 서비스도 있지만 그 역할을 여전히 시설에서 많이 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탈시설화를 추진한다고 하니 조율을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커뮤니티케어를 노인 중심으로 추진하고 카운터 파트너인 요양병원들과 충분한 논의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보건복지부 커뮤니티케어 추진단 황승현 단장은 “커뮤니티 케어는 노인 중심으로 갈 것이며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키를 갖고 있는 곳이 요양병원들이다.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요양병원의 목소리를 많이 듣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