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 굶겨 죽이는 '대사 항암제' 원리 규명
연대 한정민 교수팀, 영양분 제공 미토콘드리아 글루타민 수송체 발견
2019.12.20 19:42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국내 연구진이 암세포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대사 과정을 저해시켜 암을 굶겨 죽이는 새로운 방식의 대사 면역항암제 개발을 위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노정혜)은 연세대 한정민 교수 연구팀이 암세포의 주 영양분인 글루타민을 세포 안의 미토콘드리아에 전달하는 수송체를 발견했다고 20일 밝혔다.
 

암세포는 아미노산 중 글루타민을 주요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또한, 글루타민은 세포 내 에너지 공장으로 잘 알려진 미토콘드리아에서 작용한다. 그러나 글루타민이 어떻게 암세포의 미토콘드리아 안으로 들어가는지에 대해서는 기존에 밝혀진 바가 없었다.
 

연구팀은 SLC1A5라는 유전자로부터 만들어진 유전자 변이체가 미토콘드리아 아미노산 수송체로서 글루타민의 수송을 맡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기존 연구들은 세포막 글루타민 수송체로서 SLC1A5의 역할에만 주목했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SLC1A5 유전자에서 나온 변이체가 세포막이 아닌 미토콘드리아에서 글루타민 수송체로서 암세포의 대사를 조절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해당 수송체는 저산소 환경에서 특정한 전사인자(HIF-2α)에 의해 발현이 증가했다. 이 경우 암세포의 글루타민 사용이 높아져 에너지 호흡과 포도당 사용 역시 활발해졌고 결국 암세포 대사가 전반적으로 활성화됐다. 또한, 동물실험을 통해서 해당 수송체의 발현을 억제한 경우 암 발생 자체가 억제되는 것도 확인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암세포의 미토콘드리아 글루타민 대사 과정이 더욱 명확해졌으며 향후 글루타민 의존성을 갖는 암세포에 중요한 항암 표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정민 교수는 “그 동안에는 암세포 신호전달경로를 억제하는 연구들이 주로 이뤄졌지만 저항성이 쉽게 생길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며 “이번 연구는 암세포의 성장과 생존에 필요한 영양분을 공략하는 대사적 측면에서 접근한 것으로 암 정복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글로벌프론티어사업, 교육부·한국연구재단 대학중점연구소지원사업, 글로벌박사펠로우십사업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대사 분야 국제학술지 '셀 메타볼리즘(Cell Metabolism)' 온라인판에 12월19일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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