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외과학회 등 몇몇 의학회들이 기존 이사장제에서 회장제로 전환 방안을 모색하고 있어 주목된다.
학회의 이 같은 시도는 현 이사장 제도가 회장과 이사장의 ‘자리 나눠먹기’로 인식되고 있는 점과 외국과의 교류시 ‘president'의 명칭 사용, 학회 운영의 비효율성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신경외과학회는 이번 총회에서 “이사장 중심의 현 학회운영제도를 회장제로 전환하기 위한 회칙개정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학회의 한 교수는 "실무적 대표자는 이사장이면서 대표성은 회장에게 부여하는 '허수아비 회장'의 존재는 무의미하며 다분히 형식적"이라고 비판을 제기했다.
신경외과학회는 지난해 이미 회장제로의 전환을 위해 회칙개정 특위를 발족한 바 있으며 학회의 이번 활동은 내년도 춘계학회 때 최종 결론이 날 전망이다.
병리과학회는 지난 2001년부터 지속적으로 이사장 중심 학회 운영의 문제점에 대해 지속적인 논의가 이뤄져 왔으며 회장제 전환을 골자로 하는 회칙 개정에 대한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시도에 방사선의학회도 가세했다. 방사선의학회는 올 추계학술대회에서 ‘공익성 추구’를 골자로 하는 회칙개정안을 통과시켰으며 그 세부안건으로 ‘회장제’ 로의 변화를 내세울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허감 이사장은 “회장제로의 전환은 이사장제하의 대표성 문제 뿐 아니라 운영의 비효율성 등 문제점을 야기시키고 있다”며 변화의 취지를 설명했다.
권오헌 연세의대 병리과 교수도 “회원에게 발송되는 학회 공문에 회장과 이사장이 공동명의로 발송하게 되는 문제 등 비효율성과 대표성에 있어 이사장제는 여러 가지 맹점을 안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현재 이사장과 회장의 권한을 바꾸던지 아니면 이사장의 명칭을 과감히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와 상반되게 기존 ‘회장제’에서 ‘이사장제’로의 변화가 바람직하다고 주장하며 이를 시도하는 학회들도 눈에 띄고 있다.
지난 2001년 이사장제로 전환한 소화기내시경학회의 경우 새롭게 출범한 체제에 대한 호평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어졌다.
소화기내시경학회측은 “이사장제로 변경한 이후 영역별 세분화와 발표수준의 향상 등의 성과를 낳았다”고 자평했다.
유방암학회도 최근 열린 총회서 기존 회장제에서 이사장제로의 전환을 단행했다. 유방암학회측은 “회원수가 500여명이 넘어설 정도로 그 규모가 커지고 있어 효율적 운영을 위해 이를 추진하게 됐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 학회 한 교수는 "학회의 이사장제도는 지난 80년대 초부터 국내 의학계에 뿌리 박혀온 제도"라며 "회장제로의 갑작스런 전환을 시도한다면 효율성 등에 있어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회장제 전환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피력했다.
그러나 이에 신경외과학회 한 교수는 "미국, 일본 등 세계적으로 봐도 이사장제를 채택하고 있는 학회들은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라며 "학회가 점차 늘어나고 그 규모가 국제화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회장제로의 변화는 불가피하다"고 일축했다.